수출 19개월 마이너스 행진 종지부 찍나
상태바
수출 19개월 마이너스 행진 종지부 찍나
  • 광주타임즈
  • 승인 2016.08.17 19: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부 “8월 수출 조업일수 증가로 플러스 전환 가능성↑”
저유가·저환율·中 사드보복 등 악재 여전, 반등 미지수
[경제=광주타임즈]수출이 19개월째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하반기 수출 전선에는 호재와 악재가 공존한다.

정부는 최근 수출 감소폭이 축소되는 추세인데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국민투표 이후에도 세계 경제가 크게 위축되지 않고 있어 8월 이후 플러스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국제 유가가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고 원·달러 환율도 하락세로 접어드는 등 악재도 적지 않다.

16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0일까지 수출액은 97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6.4% 증가했다. 중국(9.2%), 미국(11.4%), EU(63.1%), 홍콩(80.1%), 일본(21.2%) 등 주요 교역 대상국에 대한 수출이 모두 늘었다.

우리나라의 수출은 지난해 1월부터 올해 7월까지 19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수출 감소폭은 지난 6월 한자릿 수(-2.7%)로 축소됐다가 7월에는 다시 두자릿 수(-10.2%)로 내려앉았다.

정부는 8월 이후 수출이 플러스로 반전될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있다.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최근 민관합동 수출투자대책회의에서 "미약하지만 긍정적 신호가 보이고 있는 만큼 수출 마이너스 행진에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며 "8월이 수출증가세 전환의 1차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의 브렉시트 국민투표 이후에도 세계 경제가 큰 타격을 받지 않고 있는 점은 수출에 호재로 통한다.

국제통화기금(IMF) 지난달 브렉시트의 영향을 반영한 '수정 세계경제전망(WEO)' 보고서에서 올해 세계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2%에서 3.1%로 소폭 하향조정했다.

IMF는 올해 브렉시트의 영향은 영국, 일본, 유로존 등에 한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 우리의 최대 교역 대상국인 중국의 성장률은 6.6%를 전망해 오히려 0.1%포인트 상향조정했다.

하지만 8월 수출 증가세가 착시현상이라는 의견도 있다.

8월 1일부터 10일까지의 조업일수는 8.5일로, 지난해 같은기간(7일) 보다 1.5일이 많았다. 조업일 수가 늘어난 효과를 빼면 수출은 오히려 4.2% 줄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8월은 지난해보다 조업일수가 2일 많아 수출이 플러스를 나타낼 가능성이 있지만 반등세가 지속될지는 확신하기 어렵다는게 중론이다.

김성태 한국개발연구원(KDI) 거시·금융경제연구부장은 "8월은 조업일수가 늘어나 수출이 플러스가 나올 수 있겠지만 지표 하나로 수출이 본격적으로 회복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전세계 교역량과 우리의 수출 증가율과의 상대 비교를 해봐야 회복세를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게다가 최근의 원화 강세와 장기간 지속되고 있는 저유가 현상은 수출에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 10일 원·달러 환율은 13개월 만에 처음으로 1100원 밑으로 떨어졌다. 국제 신용평가사 S&P가 지난달 우리나라의 국가신용등급을 역대 최고 수준인 AA로 상향 조정하면서 외국계 자금 유입이 확대된 탓이다.

2014년 초까지 배럴당 100달러를 넘나들던 국제유가는 지속적으로 하락해 올해 초 30달러 선이 붕괴되기도 했다. 국제유가는 최근 40달러 후반대까지 상승하기도 했지만 공급과잉에 대한 우려로 50달러를 넘어서기는 어렵다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중국이 우리나라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대한 경제 보복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도 점차 커지고 있다.

아직까지 중국이 직접적인 경제 보복을 시작한 것은 아니지만 한류 스타가 참가할 예정이었던 현지 행사가 취소되고 비자 발급 규정이 엄격해 지는 등 양국 간에 이상 기류가 나타나고 있다.

외신들은 한국에 대한 중국 당국의 본격적인 압박이 시작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지난 12일 "중국 정부가 한국산 제품과 서비스 수입을 제한하고 한국 투자를 일부 유예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중국이 삼성SDI와 LG화학의 전기차 배터리를 모범규준 인증 명단에서 제외하고 ING생명 인수합병에 대한 중국 자본의 참여를 철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처럼 다양한 악재들이 돌출하고 있어 향후 수출 전망을 낙관할 수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김 연구부장은 "미국의 금리 인상과 중국의 구조조정이 언젠가는 현실화될 것이고 브렉시트와 관련해 각국의 보호무역이 강화될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며 "향후 2~3년의 시야에서 보면 수출에 부정적인 뉴스들이 산적해 있다"고 우려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