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운석 시인] 양귀비 浴室 한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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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운석 시인] 양귀비 浴室 한국은?
  • 광주타임즈
  • 승인 2016.10.25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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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광주타임즈]한국은 목욕문화가 대중화되어선지 여인들의 피부가 곱고 예쁘다. 한데, 요즘 TV등을 보면 모두가 미인들이다. 더러는 미인 병에 걸린 사람들이 성형을 해서 성형미인도 있지만 미인들이 많아졌다.

그런데 서양에서는 각종 미인심사를 하는데 있어 표준이 분명히 정해져 있다 한다. 파리의 투브르 박물관에 진열돼 있는 미로의 비너스상이 바로 미인이 갖추어야하는 육체조건의 표준이 돼 있는 것이다.

틀고 있는 몸을 펴서 키를 재어보았더니 1미터 68센티미터, 바스트(가슴) 94센티미터, 웨이스트(허리)66센티미터, 히프(엉덩이) 96센티미터의 거녀(巨女)다. 이 수치를 기준으로 이에 접근된 육체 조건을 갖출수록 미인이요, 응모하는 미스들도 기준에의 접근 수치일 때만이 출마하는 것이 상식이되 있다 한다.

한데 비너스만큼 육체가 예쁘기에는 요원한 것 같다. 그동안 미스 아메리카와 미국에서 벌어진 각종 세계 미인행사에서 뽑힌 미녀들의 수치를 평균해 보았더니 키는 1미터 68센티미터로 비너스와 같지만 가슴·허리·엉덩이 88·62·89로 비너스보다 6·4·7이나 모자란다.

1983년에 최초의 흑인 미스 아메리카가 탄생했다 해서 화제가 된 바네사 윌리엄스양도 키는 비너스와 같지만 86-61-86을 여타 부분은 5센티미터에서 10센티미터까지 빈약, 미달폭이 평균미인치보다 크다는 점에서 ‘정치미인’이라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동양에도 동양 나름의 미인이 있다. 다만 비너스처럼 표준을 잡을 미인의 척도가 없었을 따름이다.

사실 이렇게 따지면 서양의 미인하면 클레오파트라를 연상하고 동양의 미인 하면 양귀비를 연상한다. 하지만 양귀비가 미인이었다는 것은 역사의 수수께끼다. 양귀비가 살았던 당대의 문헌에 양귀비에 대한 기록이 적지 않지만 절세의 미인으로 표현한 대목은 하나도 없기 때문이다.

정사(正史)인 <구당서(舊唐書)>에 보면 양귀비의 용모에 대해 자질이 풍염하다고 씌어 있으며, 당대(唐代)에 지어진 <매비전(梅妃傳)>에 보면 매비가 양귀비를 보고 비비(肥婢), 곧 살찐 종년이라고 매도하고 있다. 그런 표현들로 미루어 살이 풍문하게 찌고 매력이 있었는지 모르나 절세의 미인과는 거리가 좀 있는 것 같다. 양귀비가 죽은 후 어느 한 노파가 양귀비가 신었던 신발을 주워 구경시키고 큰 돈을 벌었다는데 그 신발 길이가 고작 10센티미터였다 하니 그 작은 발로 그 풍만한 육체를 지탱하기에 힘겨웠을 것 같다.

양귀비에 빠진 당나라 현종(玄宗)이 장안의 술집에서 술에 취에 게걸거리고 있는 시인 이백(李白)을 불러다가 욕실에서 목욕하고 있는 양귀비를 보이고 찬미의 시를 짓게 하고 있다. 그 절세의 시인이 지은 시(詩)에도 ‘농염’이란 말이 고작이요 절세의 미인임을 연상케 하는 어떤 대목도 없다.

1983년 11월 말경 중국의 신화사통신이 보도한 바로 그 이백이 양귀비를 보았다던 바로 그 욕실(浴室)이 섬서성 서안 교외에서 발견되었다고 했다. 길이 19미터, 폭 7미터…. 별로 큰 욕실은 아니다. 당시 기록에 보면 호화를 극한 욕실이었다.

<고금도서집성>에 보면 서안 화청궁의 복판에 옥련탕이 있는데 지하에서 솟은 온천물로 욕조를 채우고 옥으로 만든 고기와 용을 물속에 띄웠으며 부엉이와 기러기를 금실로 수놓은 융단을 깔았고 석련(石蓮)을 피게 했는데, 그 꽃 주위를 구슬과 색색의 보석으로 장식을 했다한다. 그 욕탕에 작은 배를 띄우고 현종과 귀비는 희롱을 했다는 것이다.

이욕실에서 궁 밖으로 흘려나간 물에는 이따금 구슬과 보석이 떠내려오기에 가난한 사람들은 떼지어 지켜서 있다가 그것을 줍곤 했고…. 또한 귀비가 목욕하고 나면 그 물에 난향이 자욱했기에 앞을 다투어 그 물을 쟁취하여 향로에 담아 방안에 둠으로써 향을 즐겼는데 이를 귀비향(貴妃香)이라 불리기도 했다. 현종이 양귀비에 빠졌을 때 나이가 61세, 양귀비 나이는 26세였다. 양귀비가 미인이라서가 아니라 늙은 현종의 변태성에 영리하게 영합했던 것이 아닌가 싶다. 그 찬란한 욕실이 그럴 듯 하다.

오늘날 우리나라에서도 돈 많은 회장님 사장님 하는 사람들이 작은 각시나 애인하는 젊은 여연들이 아파트 욕조에서 우유목욕은 기본이고 별별 짓을 다한다고 하니 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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