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에 저비용 항공사(LCC)들의 무한경쟁과 거대시장 중국의 저가항공 육성 정책이 본격화된 상황이어서 '흑산도 하늘길'이 무안국제공항 활성화와 세계적 저가항공 붐과 맞물려 시너지 효과를 낼 지 국내 항공·레저시장의 눈과 귀가 쏠리고 있다.
◇레저산업 선도 3∼4개 업체 군침
13일 전남도에 따르면 기획재정부와 국토교통부는 최근 흑산도 공항 건설에 대한 예비타당성조사 최종보고서를 통해 "경제성분석(B/C) 수치가 4.38로 매우 높은 만큼 사업 추진이 적정하다"고 결론내렸다.
이에 따라 흑산도 공항은 이르면 내년에 착공해 2017년께 활주로와 부대시설을 두루 갖춘, 제주도를 제외한 국내 최초 섬 공항으로 완공될 예정이다. 계획대로 라면 흑산도 공항은 1200m 짜리 활주로에 46∼50인승 항공기가 취항할 수 있는 규모로 사업비 1400억 원은 전액 국비로 충당된다.
'동북아 해양관광 거점'이라는 장밋빛 청사진이 제시되면서 자본시장도 군침을 흘리기 시작했다.
국내 재계 순위 50위 안에 드는 모 그룹의 경우 흑산도 공항을 축으로 한 관광사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호텔, 리조트를 아우른 복합리조트에다 위락시설, 여기에 자은, 도초, 비금 등을 연결한 '신안다이아몬드 제도'와 연계할 경우 사업성이 충분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국내 리조트업계 선두주자인 한 업체도 천혜의 경관을 지닌 흑산도와 홍도, 가거도를 중심으로 한 해상 관광에 높은 관심을 표명하며 투자 루트를 적극 모색중이다.
도 관계자는 "홍도와 흑산도 관광객이 공항 건설 후 100만 시대를 열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면서 현재 3∼4개의 내로라 하는 기업체들이 투자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전남 입장에서는 무안국제공항, 인근 섬 개발과 맞물려 희소식"이라고 말했다.
◇무안공항-LCC 시너지 효과?
도는 당장 무안공항 활성화에 긍정적 효과를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완공시점이 2017년께로 광주∼목포 간 호남선 KTX 개통시기와 맞물려 있어서다.
송영종 도 투자정책국장은 "흑산도 공항이 들어서면 신안을 중심으로 전남권 관광수요가 증가하고 무안공항 활성화에도 파란불이 켜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저가항공사들의 가격파괴 바람과 신규노선 경쟁도 호재다. 무안을 기점으로 황금노선인 중국은 비롯해 동남아와 수도권을 오가는 LCC를 유치할 경우 '흑산도 특수'와 맞물려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미 일부 동남아 LCC가 좌석공급수에서 대한항공마저 앞지르고 있어 LCC 유치는 운영난에 허덕이는 지방공항에 새로운 활력소가 될 것이라는게 도의 판단이다.
◇해결 과제는
사업비가 1차적 관건으로, 도는 내년도 국고 지원 예산 1차분 100억 원(설계비, 토지보상비) 확보에 행정력을 모으고 있다. 하지만 정부가 2017년까지 SOC 분야에서 11조6000억원의 세출 절감에 나서기로 하는 등 SOC 국비 삭감 의지가 뚜렷해 사업비가 계획대로 확보될 지가 문제다.
LCC도 장기적으로는 제주와 부산처럼 민간주도형 제3섹터 방식의 설립이 필요하지만 투자자 유치에서 취항까지 최소한 3∼4년이 소요되는 데다 기존 5개 국내 LCC의 견제를 뚫고 당기순이익의 기준점인 '탑승률 60%'를 달성할 수 있을 지도 현재로선 불투명하다.
여기에 흑산도와 무안공항, 다이아몬드제도와 연계 추진된 사파리 아일랜드에 대해 감사원이 "예산낭비가 우려된다"며 사업 재검토를 주문한 점도 악재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