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형욱 광주지방보훈청 보훈섬김이] 6월에 돌아보는 보훈섬김의 실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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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형욱 광주지방보훈청 보훈섬김이] 6월에 돌아보는 보훈섬김의 실천
  • 광주타임즈
  • 승인 2017.06.25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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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광주타임즈]6월 호국보훈의 달이면 늘 떠오르는 분들이 있습니다. 나라를 위해 몸을 바치고 청춘을 희생하신 국가유공자분들!

저는 국가유공자분들을 위해 집 청소, 병원 동행, 식사 수발, 외출동행, 정서지원 등 여러가지 재가복지서비스를 하는 광주지방보훈청의 보훈섬김이 입니다. 재가복지서비스를 해드리면서 그분들의 고충과 애로사항을 알게 되었고 건강하고 행복한 노후를 영위할 수 있도록 하루하루 섬김을 실천한지 어느덧 10년이라는 세월이 지났습니다.

최선을 다하자며 어르신을 대하지만 매일 반복되는 일인지라 돌이켜 보면, 온 마음을 다 하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가장 먼저 듭니다. 어르신의 건강, 영양, 위생, 약 복용 등 어떤 도움이 필요한지를 생각하며 미소와 친절함으로 다가가려 하지만 과연 그렇게 느끼고 계신지가 궁금하기도 합니다.

6·25전쟁으로 남편을 잃고 어렵게 자녀를 키우시고 분가시켜 혼자 외롭게 사신 분들, 부상으로 앞을 보지 못하시는 분, 아들을 먼저 보내고 가슴에 묻고 한탄하시면서 사시는 분, 남편이 부상 때문에 늘 아프셔서 가사일 뿐만 아니라 들일까지 책임져야 했던 분들, 한 분 한 분 사정 이야기를 듣다 보면 마음 가지 않을 수 없는 분들이셨습니다.

여러 가정을 방문하다 보면 어르신마다 각각의 성격, 습관, 생활모습, 식성, 관심분야가 정말 다양해서 당황스럽기도 하고, 어떻게 반응할지 몰라 고민도 많이 했지만. 지금은 그분들의 각각의 특성에 맞게 도움이 될 만한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있게 되었습니다. 어르신의 필요를 도와드리면 간지러운데 긁어준 것처럼 시원하다며 아주 좋아하십니다.

90세 되신 어르신께 콩, 현미, 호두 외 4종 영양미숫가루를 두유와 함께 점심 즈음 드시게 해서 다리 힘도 좋아지시고 혈압, 당뇨도 좋아지셔서 “내가 이렇게라도 건강을 유지하는 것은 섬김이 덕”이라 하셔서 마음이 따뜻해지는 경험도 했습니다.

또 다른 어르신은 배우자와 5년 전 사별한 후 TV를 친구 삼고 복지회관을 유일한 나들이로 여기시며 지내셨는데 지난 4월 전남 산림자원연구소에 숲길 따라 자연치유 나들이 문화체험행사를 다녀온 뒤로 웃음을 찾으셨습니다. 영양 미숫가루를 만들어 드시게 하고 적절한 건강 상식을 제공해 드렸더니 건강이 호전되어 생활의 활력을 되찾게 될 때는 ‘이 일을 하기 정말 잘 했다.’는 생각에 절로 힘이 납니다.

모시는 어르신들 중에 간이 정신상태 검사를 통해 인지저하가 나온 분들은 보건소와 연계하여 치매프로그램에 참여하고 건강정보 잡지를 읽어 드렸더니 좋은 건강정보를 알 수 있어서 고맙다고 하셨습니다.

이분들과 함께해서 난 참 행복한 사람입니다. 가족에게도 잘 듣기 어려운 ‘고마워’ 라는 말을 보훈섬김이를 시작하면서부터 이렇게 매일 매일 들을 수 있으니 말입니다. 아버님, 어머님 저 또한 늘 고맙습니다. 바람이 있다면, 지금처럼 제가 어르신들께 작은 도움이 될 수 있게 건강한 모습으로 오래오래 곁에 계셨으면 합니다.

이 일을 하면서 ‘참 나같이 복 많은 사람이 없다.’ 라는 생각이 듭니다. 편찮으셔서 거동이 불편한 분들께 조그마한 도움을 드리는데 왜 이리 큰 것이 돌아오는지. 미안해하고 고마워하고 내 식구 염려해 주시고 내 부모 안부 물어봐 주시고, 또한 보훈청에서는 수고한다고 과장님과 청장님께서 격려를 해주시니 감사한 일입니다.

고령 국가 유공자분들에게 항상 내 부모, 내 가족처럼 생각하고, 정성을 다해 자긍심을 가지고 ‘긍정적인 자세로 섬김을 실천하자.’는 다짐을 다시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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