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폐 기로’ 완도 여서도 돌담길 위기 극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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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폐 기로’ 완도 여서도 돌담길 위기 극복
  • 광주타임즈
  • 승인 2017.07.13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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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안길 사업으로 철거 계획, 주민 협의 보존 결정
위험구간 3~4곳 정비만…道, 등록문화재 지정 추진

[완도=광주타임즈]정현두 기자=‘바람의 섬’ 전남 완도 여서도의 국보급 돌담길이 사라질 위기를 넘겼다.

전남 완도에서 남쪽으로 가장 멀리 떨어진 외딴섬으로 알려진 여서도에는 옛 부터 돌담길이 유명하다.

거센 바닷바람을 막기 위해 주민들의 지혜로 만들어진 돌담길.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의 오랜 세월을 섬 주민과 함께 했던 돌담길이 최근 허물어질뻔 했으나 주민들의 통큰 결단으로 살아남게 됐다.

13일 전남도에 따르면 최근 여서도 마을안길 확·포장 사업으로 훼손될 위기에 처한 돌담을 주민협의를 통해 보존키로 했다.

당초 주민의 불편을 없애기 위해 차량통행이 가능하도록 돌담 철거 후 길이 350m, 너비 3m로 확장할 계획이었으나 주민들의 양보로 확장이 아닌 노면 정비 위주로 전환, 돌담은 최대한 보존키로 한 것이다.

주민들은 10여년 전부터 돌담길 대신 차량이 다닐 수 있는 도로를 원했다.

구불구불한 돌담길 폭이 1.0∼1.5m로 좁은 데다 구불구불해 통행하기 불편했기때문이다.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불안감도 감안됐다.

주민들은 여러 차례 민원을 제기한 끝에 2015년 도서개발사업으로 마을 안길 포장이 결정됐고 공사 구간에는 돌담길 220m도 포함됐다.

하지만 착공을 앞둔 지난해 5월 마을 안팎에서 돌담길을 지키자는 목소리가 나오면서 치열한 토론이 벌어졌다. 명절 때 찾아온 귀성객과 전국에 있는 향우회도 함께했다.

한 해 동안 고민하던 주민들은 지난달 말 마침내 돌담길을 보존하는 데 합의했다.

대신 돌담길 중 위험한 구간 3∼4곳을 다시 쌓고 길바닥을 평평하게 골라 짐수레나 삼륜차가 다니도록 요구했다. 이 의견은 설계에 그대로 반영될 예정이다.

도는 8월 말까지 현존하는 돌담의 가치와 규모, 노후 위험 구간 등을 조사해 이를 실시설계에 반영하기로 했다.

설계가 보완되면 오는 9월 착공해 내년 3월께 공사를 마칠 계획이다.

전남도는 주민의 동의를 얻어 돌담길을 등록문화재로 지정하는 방안을 추진할 방침이다.

전남도 관계자는 “도와 주민들은 여서도의 미래를 위해 돌담 훼손을 최소화하기로 합의했다. 다만 배부름 현상으로 붕괴 위험한 돌담 구간은 정비할 방침이다”면서 “공사에 앞서 전문가·전남도·완도군·주민이 참여한 공사컨설팅팀을 구성·운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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