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100년 (대한민국의 근대사-제4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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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100년 (대한민국의 근대사-제4회)
  • 광주타임즈
  • 승인 2018.10.03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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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100년 (대한민국의 근대사-제4회)
[기고=광주타임즈]민주 평화 노인회 전남 무안군지부 회장 문경주=그러자 단상 아래에 정체를 알 수 없는 세력들이 김다중 전 대통령 영가는 빨갱이라며 악을 썼다. 이를 지켜보고 있던 북한의 김일성 영가가 당신들이 과연 나와 무엇이 다르다고 빨갱이 타령이냐며 포악을 떨어 장내가 소란스러워지자, 사회를 맡은 장민 영가께서 발언을 제지했다. 영가 여러분! 이 자리는 우리 조선반도 대한민국에서 억울하게 죽은 영가가 없었는지... 만약 그런 원귀들이 있다면 그 원인을 분석해 맺힌 원한을 풀어 보자는 것이며, 적대적 관계에 있던 영가들이 허심탄회하게 만나 그간의 정치적 반목과 오해가 있었다면 그것들을 풀어내고자 하는 자리입니다. 그리고 靈駕(영가) 나라, 대한민국 귀신지부를 운영하는데 걸림돌이었던 정치적 갈등과 반목을 진정성있는 토론을 통해 털어내고, 정치 원로로서의 정체성을 확고히 하여 속세의 후배 정치인들이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발전적으로 설정해주자는 목적으로 마련한 자리입니다. 따라서 지금처럼 질서 없이 마구 발언하면 곤란합니다. 이제부터는 각자가 신청하신 발언권 순서에 따라서 말씀할 기회를 드리도록 할 것입니다. 관련하여, 새로 들어오신 영가들께서는 見習(견습) 삼아 참관하시기 바랍니다. 그럼 거론되신 김다중 전 대통령 영가께서 간단하게 인사말을 하겠습니다. 아! 한 가지 당부 말씀은 김 영가께서는 탁월하신 대중 연설가이시기에 국회에서 장장 5시간 19분을 연속적으로 발언하신 기록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이 자리에서는 간단하게 인사만 하시고, 다음에 토론을 통해서 입장을 표명할 시간을 드린다는 것을 밝혀두겠습니다.

소개받은 김다중 전 대통령 영가께서 지팡이를 짚고 다리를 약간 절뚝거리며 단상에 등단했다. 하하하! 말하자면 제가 그렇게 말이 많다는 겁니까? 하지만 할 말은 해야 한다. 이게 내 소신입니다. 그렇지만 오늘은 길게 말하지 않겠습니다. 내가 대통령 시절에 적폐로 내려오던 부패의 고리를 끊지 못한 것을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변명을 한다면, 그때는 나라가 부도날 처지의 위기인데 그것부터 수습하여 국가 경제를 바로잡아야 했기에 관료 사회를 손볼 시간이 없었어요. 그렇게 허둥대며 무엇을 막 시작하려고 정신을 차려 보니 5년이 다 되었다며 대통령 자리 내어 놓고 물러가라고 하더군요. 하지만 썩은 官(관)피아들을 손보지 못한 것은 내 탓도 있습니다. 아무쪼록 새로 들어온 영가들께서는 靈界(영계)에서나마 편안하게 지내시며 아주 좋은 역할을 해주리라 기대합니다. 나 또한 이렇게 황망하게 저승이란 이 자리에 오고 보니 후회되는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한 가지 해명의 말씀은 내가 돈을 퍼주어 북한이 핵을 만들었다는 주장은 터무니없는 모략입니다. 북한이 핵을 만들기 시작한 시기는 이미 노태우 정권 때부터입니다. 그리고 북한에 돈을 준 나라는 미국을 포함한 세계 여러 나라입니다. 굶어 죽어가는 불쌍한 북한 인민을 구호하느라, 원조했던 것이며 핵을 만든 북한의 행위는 괘씸하지만, 구호 원조와는 아무 상관없다는 말씀을 올리는 바입니다. 따라서 저는 아직도 저승에서는 초심자의 입장이기 때문에 선배 영가님들의 말씀을 잘 듣고 모범적인 영가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번에는 발언 순서에 따라서 박쟁이가 등단했다. 존경하는 영가 여러분! 나, 경제 개발 영웅 박쟁이는 오직 조국의 한국적 민주주의와 영광된 대한민국의 발전을 위해 1, 2, 3차에 걸친 경제개발을 단행했습니다. 따라서 1960년 5월 16일 군사혁명 이래 눈부신 경제 성장을 이룩한 바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나는 국내외의 끊임없는 도전으로부터 의연하게 국가를 영위하기 위해 유신을 단행하여, 5천년 역사 이래 그 어느 때보다도 안정된 정치 체제를 구축했던 것도 사실입니다. 지금은 귀신이 되었지만 생전에 흉악무도한 김재규의 총탄에 가슴을 맞고 靈界(영계)에 들어와 한없는 분노와 아쉬움을 되새기며 많은 고뇌를 해왔습니다. 대통령으로서의 나의 업적은 굳이 내 입으로 말하지 않아도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50세 이상 되시는 분들은 나보다도 더 잘 알고 있다는 말씀으로 대신하겠습니다. 아울러서 나에 대한 부정적인 비난은 모두가 북한 빨갱이들을 따르는 친북 세력들이 꾸며낸 모략입니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소상하게 알고 싶으시다면, 서슴지 마시고 전국에 마을마다 산재한 경로당에 가서 박쟁이가 어떤 대통령이었느냐고 문의하시면 나를 가장 잘 평가하리라고 확신하며 더 이상 내 자랑은 생략하겠습니다.

박쟁이 가짜영웅 영가께서 간단하게 소견을 말씀해주셨으므로 다음은 발언신청 순서에 의해 조만식 선생 영가의 말씀을 듣도록 하겠습니다. 사회자의 소개를 받은 조만식 영가가 흰 두루마기에 돋보기안경을 쓰고 천천히 단상에 올라서자, 우레와 같은 박수가 터져 나왔다.

존경하는 조선 민중의 영가들이시여! 내래 조만식이올시다. 1950년 6월 25일 북조선의 김일성에 의해 저질러진 한국 전쟁을 통해 영가가 된 수많은 동포와 함께 피눈물을 흘리면서 오늘에 이르렀습니다. 그런데 도대체 영웅이란 분이, 국민교육헌장까지 만들어 남반부 인민들을 가르쳤다는 가짜영웅 박쟁이 영가께서는 정치를 어떻게 하신 겁니까? 집권기간 내내 긴급조치 남발과 유신까지 단행했다는 분이 관료들을 어떻게 관리했기에 오늘과 같은 부패한 政官(정관)피아들이 지배하는 세상을 만들어 놓아 불행을 자초했습니까? 내래 조만식이 분명하게 이야기하지만, 정직하고 옳은 행실을 하는 賢者(현자)는 자신의 치적을 자랑하지 않는 법입니다. 우리의 훌~융하신 세종대왕께서 한글까지 창제하시는 등 바른 정치를 하셨지만, 그분이 어디 자신을 영웅이라거나 생전의 치적을 자랑한 바 있습니까? 본래가 나쁜 사람일수록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변명하며 세상을 속이려 하는 것입니다. 세월호 선장이란 사람을 보십시오. 세상 사람들이 다 알게 된 그들의 비굴함을 감추려고 당시로서는 승객을 구하려 해도 어떤 수단도 없었다고 끝까지 거짓말하지 않습니까? 그렇지만 세상 사람들은 그의 죄상을 다 알고 있습니다.
<▶5회에서 이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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