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새 정부 서민 덜 춥게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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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새 정부 서민 덜 춥게하라
  • 광주타임즈
  • 승인 2012.12.30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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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부터 유난히 동장군이 위세를 떨치고 있다. 겨울을 기다렸다는 듯. 영남과 호남 일부를 제외하고는 ‘대설’이 내렸다. 그 ‘대설’을 신문이나 방송은 ‘폭설’이라고 말하고 있다. 필자는 ‘폭설’이란 말에 다소 거부감이 든다. ‘폭우’ 또는 ‘폭풍우’라는 말에는 익숙하지만 ‘폭설’이란 말에 필자는 한동안 익숙하지 않았다. ‘대설’은 눈이 많이 내리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요즘 ‘대설’이라고 말하지 않고 특히 매스컴은 ‘폭설’이라고 말한 것이 일반적이다. ‘대설’과 ‘폭설’이란 말 말고도 또다른 말도 많은데, “송림에 눈이 오니 가지마다 꽃이로다/한 가지 꺾어내어 님 계신데 보내고 저/님이 보신 후에야 녹아진들 어떠리” (정철 ‘송강가사’) 오랜만에 함박눈이 내렸다. 앞 산 소나무 가지가 휘어지도록 소복소복 쌓였다. 도시나 농촌이나 은빛 침묵에 잠겼다. 지난 한 해 고단했던 기억들을 묻어버리려는 듯 세밑에 내린 눈은 새해에도 ‘눈누리’를 만들어 놓고 있다. 옛 시인들은 흰 눈송이를 일컬어 육화(六花), 또는 육출화(六出花)라고도 했다. 눈의 결정이 여섯잎 꽃판 모양을 한데서 붙어진 별칭이다. 꽃보다 아름다운 그 육화의 요정들이 산하을 온통 하얗게 수놓고 있다. 하얀 무등산은 새해 등산객들의 마음을 부풀리게 하기에 충분했다. 예로부터 새해에 내린 눈은 서설(瑞雪)이라 했다. 신년 벽두에 함박눈이 내려 쌓이면 풍년이 들고 나라에는 상서로운 일이 생길 조짐이라고 믿었다. 그 시작은 국민을 편하게 해주는 바른 정치일 것이다. 한데 이명박 정부는 부정과 경기침체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실직이나 구직난에서 오는 스트레스로 인한 알코올중독자들이 크게 늘고있다. 광주인광알콜센터와 관련 병원들에 따르면 최근 몇 년동안 알코올 의존·남용 환자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경기침체에 따른 실직과 구직난을 이유로 술을 마시다 알코올중독에 빠지는 젊은층도 크게 늘었다고 한다. 2011년 상반기 기준 광주인광알콜센터의 치료프로그램 교육생이 500여 명에 못 미쳤으나 2012년 상반기에는 769명을 기록, 대폭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상담건수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고 한다. 뿐만아니라 최근 직장에서 퇴직한 40~50대 남성을 중심으로 노점상 개설도 늘어 경쟁이 치열해 지면서 수익이 줄어든 것도 업주들의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동구 충장로에서 붕어빵 노점상을 하는 김 모(48)씨는 “회사 퇴직 뒤 의류업에 뛰어들었으나 경기가 좋지않아 실패하고 말았다”며 “가장으로서 그냥 있을 수도 없고 노점상은 혼자 힘으로 손쉽게 할 수 있다는 생각에 거리로 나왔다”고 말했다. 서민들의 삶이 이 지경인데, 추위마저 힘들게 하고 있다. 더구나 이번 주말은 더 춥다는 소한(小寒)이다. 24절기 가운데 23번째이자 양력으로 치면 가장 먼저 찾아오는 소한은 1년 중 가장 추운시기다. ‘작은 추위’라는 뜻이지만 실은 15일 후에 찾아오는 대한(大寒)보다 더 춥다. 오죽했으면 ‘대한이 소한의 집에 가서 얼어 죽는다’라는 속담까지 생겼겠는가. 소한은 양력으로 1월 5일 무렵인데, 우리 기억에 가장 추웠던 시기는 아마 중공군의 개입으로 서울을 다시 빼앗긴 1951년 1월 4일이 아닐까 싶다. 일명 ‘1·4후퇴’로 불리는 이날은 혹한이 몰아쳐 피난길에 올랐던 사람들 중 상당수가 얼어죽거나 동상에 걸렸다는 기록이 있다. 올해 소한 추위는 유독 춥게 느껴질 것 같다.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큰 추위 없이 지내다가 요즘 1~2년 사이 추위가 찾아온 탓이 크다. 겨울철의 전형적인 날씨는 ‘삼한사온’이다. 추위가 계속되자 ‘삼한사온’이 실종됐다고 호들갑을 떨자 눈길을 끌고 있다. ‘삼한사온’을 ‘사흘 춥고 나흘은 반드시 따뜻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이것은 오해에서 비롯된 것으로 요즘 날씨가 전형적인 ‘삼한사온’이라고 한다. 하지만 서민들이 살기가 힘든 겨울이다. 계사년 새해 박근혜 정부는 구직난에 오는 스트레스와 알코올중독자도 줄이고, 추위에 떠는 서민들이 살기좋은 세상을 만들어 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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