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해양레저행사 "수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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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해양레저행사 "수상하다"
  • 광주타임즈
  • 승인 2013.08.25 2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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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부 소관 특정단체, 독점 추진…보여주기식 부실 '의혹'
정부·전남도·시군 사업비 수억 지원 불구
주민 참여 없고 '찔끔' 체험 "혈세 아깝다"

[광주=광주타임즈] 특별취재팀=최근 전남지역에서 열리고 있는 각종 레저스포츠 행사가 문화체육관광부 소관 한 단체로부터 사실상 독점 추진되면서 ‘부실 행사’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이 단체는 정부로부터 매년 막대한 국비를 지원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행사의 경우, 전남도와 각 시군의 사업비로만 행사를 치러 생색내기를 하고 있고, 이에 따른 졸속 프로그램으로 혈세를 낭비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25일 문화체육관광부와 전남도 등에 따르면 지난 2007년 출연금 1000만원으로 문화부 소관에 사단법인 대한레저스포츠협의회가 설립됐다.

이 협의회는 레저스포츠 활성화 명목으로 국민체육진흥공단을 통해 국민체육진흥기금을 지원받고 있다.

지난해와 올해 이 단체에 지원된 정부 지원금은 총 24억원(2012년 9억·2013년 15억)이다.

협의회는 지난해부터 현재까지 전남지역에서 총 3차례의 레저스포츠 대회를 개최했다. 전남도에서 후원한 대회까지 포함하면 총 4회의 크고 작은 대회가 열렸다.

하지만 문제는 레저스포츠 활성화를 위해 정부와 지자체 지원으로 치러지는 각종 행사들이 시민들의 참여는 뒷전이고 형식적으로 치러지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 10일 보성 율포 해수욕장서 치러진 ‘남도 보물섬 카약·캠핑 패스티벌’은 부실한 행사 프로그램과 주최 측의 운영 미숙 등으로 참가자와 지역민들의 불만이 쇄도했다.

이번 행사의 주최는 전남도였고, 주관은 대한레저스포츠협의회, 후원은 보성군이었다. 하지만 행사 예산은 전남도만(4000만원) 투입하면서 주민들의 무관심 속에 졸속으로 진행됐다.

강에서 하는 카약이 바다 위에 떠다녔고, 풍등 날리기, 텐트 문패 만들기 등 레저행사에 걸맞지 않은 프로그램들로 행사가 채워졌다.

또 개막식 행사에는 주민들보다 공무원들의 모습이 더 많이 보였고, 일부 안전시설도 행사를 앞두고 부랴부랴 설치됐다.

주민 박모씨(여·37)는 “카약 페스티벌이라고 해서 잔뜩 기대를 했는데 실망이 너무 컸다”며 “홍보가 제대로 되지 않아 지역민의 참여도 빈약했고, 프로그램도 부실했다”고 토로했다.

지난 17일부터 1박 2일 간의 일정으로 목포 평화광장 앞에서 실시된 ‘대한민국 수상레저스포츠 체험마당’도 마찬가지.

협의회가 직접 주관해 정부 지원금이 투입된 이 행사에는 전남도와 목포시 등의 지원금을 포함 총 1억9000만원의 예산이 들어갔다.

행사 진행이나 안전 관리 등은 비교적 잘 됐으나, 인근 주민 등 참가 인원이 대거 몰리면서 불볕더위 속 무료체험을 시승하기 위한 참가자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이날 행사에서는 바나나보트, 땅콩보트, 모터보트, 카약, 수상자전거, 열기구 등 무료체험 행사가 열렸지만, 3∼5분 레저스포츠 체험을 하기 위해 참가자들은 1시간을 기다려야 했다.

또 개막식 행사 초청가수들의 축하공연을 보기 위해 시민들은 무더위 속 40분을 인내(?)해야 했다. 정부 고위 관계자, 단체장, 정치인 등 지역 유지 및 내빈 소개를 지켜봐야 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최근 전남지역에서 진행된 각종 레저스포츠 행사들이 한 단체를 중심으로 졸속 진행되고 있지만, 기금을 지원한 국민체육진흥공단과 전남도, 일선 지자체는 책임 회피에만 급급하다.

전남도 관계자는 “도에서 전액 지원을 하는 것도 아니고 레저스포츠협의회가 국비를 지원 받아 행사를 하고 있기 때문에 진행 등 문제에서는 협의회 측이 전적으로 담당하고 있다”며 “전남도는 후원 명목으로 행사 때마다 일부 지원을 할뿐 사실상 관여는 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국민체육진흥공단 관계자는 “협의회에 지원되는 기금은 연 단위 결산을 하고 있다”며 “협의회 측이 연초에 제출한 예산 사용 계획서 대로 행사를 개최했다면 문제될 것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사단법인 대한레저스포츠협의회(총재 명재선)는 지난 2007년 4월 30일 출연금 1000만원으로 설립된 단체다. 국민체육진흥공단은 협의회 측에 지난 2012년부터 매년 막대한 체육진흥기금을 지원해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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