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인재등용 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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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 인재등용 잘해야
  • 광주타임즈
  • 승인 2013.01.15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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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서진이 망하여 화려하던 낙양이 폐허가 된것을 눈으로 보면서도 여전히 무력을 자랑하며 싸움을 그치지 않는다. 또 사람들은 자기 몸이 멀지않아 저 공동묘지에 묻혀 여우와 토끼의 밥이 될 줄 알면서도 여전히 재물을 탐내고 있다. 옛말에 "사나운 짐승은 길들이면 굴복시키기 쉽지만 사람의 마음은 굴복시키기 어렵고, 깊은 골짜기는 메울 수 있지만 사람의 욕심은 채울 길이 없다"고 했는데, 참으로 그러하다. 때문에 2013년을 상징하는 올해의 사자성어에 대해 전국 교수 626명을 대상으로 지난 연말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28.1%(176명)가 '온 세상이 모두 탁하다'는 뜻의 '거세개탁(擧世皆濁)'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거세개탁은 초나라 충신 굴원(屈原)이 지은 '어부사(漁父辭)'에 나오는 말로,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모든 사람이 다 바르지 않아 홀로 깨어있기 힘듦'을 의미할 때 쓰인다. 굴원이 모함을 받고 쫓겨나 강가를 거닐 때 한 어부가 "어찌 이 꼴이 됐느냐"고 물으니, "온 세상이 흐려있는데 나만 홀로 맑고, 뭇 사람이 다 취해 있는데 나만 홀로 깨어 있다. 그래서 쫓겨났다"고 답했다. 윤평중 한신대 교수(철학)는 "바른 목소리를 내야 할 지식인과 교수들마저 정치 참여를 빌미로 이리저리 떼거리로 몰려다니고, 진영논리와 당파적 견강부회가 넘쳐나 세상이 더욱 어지럽고 혼탁하다"며 "이명박 정부의 공공성 붕괴, 공무원 사회의 부패도 급격히 악화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해법과 출구는 잘 눈에 띄지 않는다"고 거세개탁을 추천한 이유를 밝혔다. 특히 MB는 일명 보은성 코드인사와 고·소·영(고려대, 소망교회, 영남)인사로 국민통합을 외면했다. 한데 앞으로 박근혜 정부는 정파, 지역을 가리지 않고 탕평적인 인사정책을 취하겠다고 한다. 지난 수십년 동안 대부분의 정부들이 주변인물들을 중심으로, 특히 대통령 선거에 직간접으로 관여했던 사람들을 중심으로 요직을 나누어 가졌던 점에 비추어 기대되는 바가 적지 않다. 그러나 말처럼 유능한 인재들을 찾아서 적재적소에 기용하는 것이 결코 쉽지만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근혜 정부는 능력과 높은 도덕성을 갖추고 조용히 맡은바 소임을 다하고 있는 참 일꾼들을 발굴해 내는 노력을 게을리 해서는 안된다. 인사가 나라의 흥망성쇠를 좌우하리만치 만사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역사가 증명하는 불변의 진리이기도하다. 정부가 확보하고 있는 정보망 내의 인재만이라도 더욱 면밀히 챙기고 검증한다면 상당한 도덕성과 능력을 갖춘 인재들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조선시대에도 인재를 발굴하는 일은 임금과 조정의 업무 중 가장 크고 소중한 책무의 하나였다. 지역에 치우친 인사, 친불친에 좌우된 인사를 단행한다면 국민들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힐 위험이 있다. 치열한 당파싸움을 경험한 뒤 합리적 인재등용에 나섰던 조선후기 영조의 탕평책도 반면교사로 삼을만하다. 탕평책은 영조가 당쟁을 해소하기 위해 당파간의 정치세력에 균형을 꾀한 불편부당의 정책을 말한다. 조선시대 후기에는 당파를 둘러싼 당쟁으로 하루도 편안한 날이 없었다. 1724년 즉위한 영조는 즉각 탕평책을 국정 최우선 과제로 내세웠다. 숙종사후 왕위계승 과정에서 치열한 당쟁을 경험한 그는 무조건 반대만 일삼는 정파간 다툼을 청산하고자 했다. 탕평책을 효과적으로 실시하기 위해 영조는 당파의 시비를 가리지 않고 어느 당파든 온건하고 합리적인 인물을 등용했다. 아들 사도세자를 죽인 과오는 있지만 영조는 인재등용만은 잘했다. 그의 손자 정조 역시 인재발탁 방법은 오늘날에도 놀라울 만큼 공감이 가는 지혜를 동원했다. 과거에 급제한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할 만 하지만 그것에 머물지 않고 여러가지 방법으로 인재를 키우는데 노심초사했다. 규장각의 초계문신들로 하여금 수시로 경서를 강독하게 하여 실력을 쌓게하였고 성실성과 정직성을 시험하기도 했다. 정조는 이런 노력을 통해 다산과 같은 큰 인재를 뽑아서 국가에 기여하는 동량으로 키워내기도 했다. 지금부터 총리 장관 등 고관대작들을 발탁해야 하는 박근혜 정부로서는 정조의 지혜 이상으로 돌다리도 두들겨보고 걷는다는 식으로 신중에 신중을 거듭하여 참다운 인재들을 찾아내서 써야 할 것이다. 권력과 물욕이 많은 사람을 쓰다간 망한다는 것을 명심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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