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에 한번 갈아엎기 ‘피멍 든 農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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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에 한번 갈아엎기 ‘피멍 든 農心’
  • 광주타임즈
  • 승인 2014.02.03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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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 겨울대파 가격폭락…7일까지 276㏊ 산지폐기
농민회 관계자 "농안기금 마련…건대파·냉동파 수입 중단해야"

[진도=광주타임즈] 박성민 기자 = “2년에 한번 꼴로 정성스럽게 키운 대파를 갈아 엎는 농사꾼의 마음을 누가 알겠습니까. 하지만 대책이 없잖아요. 허무할 뿐입니다.”

3일 오전 겨울대파의 산지폐기가 이뤄진 전남 진도군 군내면 둔전마을 이경옥(46)씨의 대파밭.

한창 출하가 이뤄져야 할 겨울대파가 가격안정을 위해 산지 농민들에 의해 자율폐기가 진행됐다.

굉음을 내는 트랙터가 지나간 자리에는 잘린 겨울대파의 찌꺼기가 뒤덮이고 대파의 향긋한 내음이 온 밭을 진동했다.

5대의 트랙터가 동원되면서 이씨의 4000여㎡의 대파밭 절반이 순식간에 갈아 엎어졌다.

진도군은 이 씨의 대파밭을 시작으로 오는 7일까지 자율폐기 138㏊, 지원폐기 138㏊ 등 모두 276㏊의 대파를 폐기할 계획이다.

지원단가는 3.3㎡당 3820원으로 16억7200여 만원의 진도군 농산물안정기금이 투입된다.

진도 겨울대파의 산지 폐기는 이상기온으로 인한 생산량 증가와 소비 부진에 따른 포전거래가 저조하면서 가격안정을 위한 고육지책이다.

진도 겨울대파의 올 재배면적은 지난해보다 10% 상승하는데 그쳤으나 생산량은 31% 증가했다.

이로 인해 가락동 시장에서 ㎏당 경락가는 800원 수준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132원에 턱없이 모자라다. 출하비용 1000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전국 생산량의 20.5%를 차지하며 진도의 대표적 겨울작물인 대파의 산지 폐기는 2001년을 시작으로 2년에 한번 꼴로 이뤄지고 있다.

농민회는 겨울대파의 반복되는 가격 불안정에 따른 산지폐기는 현실을 무시한 실패한 농정의 산물이라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쌀과 보리, 밀 등 식량 작물을 수입에 의존하면서 이들 재배농이 채소나 과일농으로 전환하고, 국내 생산량을 고려하지 않은 수입 자유화가 한 몫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특히 대파는 긴급수입제한품목(safe guard)에서 제외되면서 수시로 들여온 대파가 건파와 냉동파로 가공되면서 국내산 가격을 폭락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이런 상황에서 3개의 지역농협 계약재배 물량이 전체의 4%인 2300t에 그쳐 생색내기에 불과하다며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진도군 농민회 곽길성 회장은 “가격불안정에 따른 산지폐기가 2년에 한번 꼴로 이뤄지고 있으나 2008년 이후 정부의 수매자금이 투입되지 않고 있다”면서 “농안기금 32억원을 투입한 1만t 수매 폐기와 건대파와 냉동파의 즉각적인 수입의 중단이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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