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교육감, 돌연 '경선참여'…왜?
상태바
장 교육감, 돌연 '경선참여'…왜?
  • 광주타임즈
  • 승인 2014.03.05 16:4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면승부 통해 진보진영 껴안기 포석
'주체에서 룰까지' 경선 가시밭길 예고
[정치=광주타임즈] 정재춘 기자= 장휘국 광주시 교육감이 진보진영 후보 단일화를 위한 경선에 참여하기로 하면서 석 달 앞으로 다가온 교육감 선거정국이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현 교육감 추대냐, 3자 경선이냐'를 놓고 분열 양상마저 보이던 진보진영은 단일 후보 선출의 주춧돌을 놓게 됐고 이에 맞서 6명에 이르는 비(非) 전교조 계열 후보들도 표 결집을 위한 정치적 연대나 합종연횡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경선 방식과 주체를 둘러싼 논란은 물론 교단의 혼선, 정치적 변수 등으로 단일후보 선출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적잖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경선 참여' 전격 결정 왜?

경선 참여 결정의 내리기까지 장 교육감의 일관된 입장은 "교육시민단체의 뜻에 따르겠다"는 것이었다. 4년 전 자신을 시민후보로 추대해 당선에 산파 역할을 해준 그들에게 정치적, 도의적 빚을 지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지난해 6월, 전교조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경쟁 후보들이 불출마와 아름다운 퇴장, 공개토론을 통한 경선을 요구할 때도 같은 입장을 고수했다.

그러던 장 교육감이 경선 참여로 뜻을 굳힌 데는 우선 정면 승부를 통해 진보진영을 껴안고 가겠다는 정치적 승부수로 해석된다.

한 측근은 5일 "경선 참여 시 예상되는 혼란과 신학기 행정 공백 등을 우려, 신중한 태도를 보이기도 했지만 진보진영의 대의(大意) 실현을 위해 '통 큰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말했다.

진보진영의 표 분산과 이에 따른 선거패배를 우려해선지 "어떤 식으로든, 누가 되든 단일화는 꼭 이뤄내야 한다"는 의견도 주변에 피력해온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후보 추대와 선거운동까지 일사분란하게 움직였던 4년 전과 달리 진보진영이 좀처럼 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전교조와 진보연대, 민노총 등은 추대를 주장한 반면 참교육학부모회, YMCA,YWCA, 흥사단 등은 경선을 통한 시민후보 선출에 방점을 찍고 있다.

참학 광주지부 관계자는 "어젯밤 추대냐, 경선이냐를 놓고 깊이있는 토론을 벌였지만, 입장차가 커 합의점 도출은 쉽지 않았다"고 밝혔고, 전교조 광주지부 내에서도 일부 의견차가 표출되고 있는 실정이다.

전교조 성향의 윤봉근 전 광주시의회 의장과 정희곤 광주시의원이 전날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장 교육감을 포함한 다자간 경선을 통한 단일화를 촉구하며 장 교육감에게 "5일 오전 11시까지 분명한 입장을 밝힐 것"을 최후통첩한 점도 일정 정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장 교육감 스스로도 "교육민주화와 개혁, 참교육, 전교조 운동을 함께 한 이들과의 갈등이나 결별 등의 말들이 나와 마음이 아팠다"고 밝히기도 했다.

▲'진보 단일후보 vs 비(非) 전교조'

진보진영 후보들이 결별 수순을 밟으면서 전교조 성향과 제3지대, 비 전교조 등 3각 구도로 분화될 것으로 예상됐던 선거판은 장 교육감이 경선에 뛰어듦에 따라 진보 단일후보와 비 전교조 간 이념적 양강 대결로 압축되게 됐다.

비 전교조 진영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2위를 달리고 있는 양형일 전 조선대 총장을 비롯해 김영수 광주발전연구소 이사장, 김왕복 전 조선이공대 총장, 박인화 광주시의원, 박표진 전 광주 부교육감, 고영을 고구려대 이사장 등이다.

이들 중 일부는 여론조사에서 5% 안팎의 바닥지지율을 보이자 캠프를 해산하는 등 사실상 출마를 접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고, 상당수는 단일화에 원칙적으로 동조 또는 공감하는 입장이어서 진보 단일후보에 맞선 합종연횡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한 후보는 "2∼3명의 후보는 출마를 접거나 조만간 포기할 예정이고, 나머지 3∼4명 사이에서는 (연대 등을 염두한) 긴밀한 물밑 대화가 오가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후보는 "결국 경선과 헤쳐 모여를 거치고 나면 출마자는 3∼4명으로 압축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주체에서 룰까지" 경선 가시밭길

진보진영의 결별이나 독자 행보는 무의미해졌지만 경선은 가시밭길을 예고하고 있다.

우선, 경선 주체와 룰이 관건. 선거인단 규모와 비율을 어떻게 하고, 누가 주체가 될 것인지가 1차적 관문이다. 캠프 간의 치열한 밀고 당기기가 예상되는 부분이다.

예비후보 등록과 동시에 직무를 멈춰야하는 만큼 장 교육감이 언제 경선에 뛰어들지도 관심사다. "신학기 교단의 혼선과 행정공백을 막기 위해서라도 최소한의 시간적 여유를 둬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는 이유다. 룰과 일정 등을 고려해 이르면 4월 초순께 예비후보로 등록할 것이라는 입장도 흘러나오고 있다.

장 교육감이 예비후보로 등록하면 시 교육청은 등록일로부터 선거일까지 부교육감 권한대행체제로 운영된다. 6·4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일은 5월14일까지며 정식선거운동 기간은 5월16일부터 선거일 전날인 6월3일까지다.

최소 2∼3차례의 공개토론회 등이 예상되는 가운데 정책대결보다 이전투구로 번질 지, 선거인단 모집 과정에서 돈선거나 흑색선전 같은 구태가 재연되는 것은 아닌지, 교육시민단체간 이견 조율이 제대로 이뤄질 지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특히,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의 통합이라는 정치적인 변수와 통합신당이 암묵적이든 전폭적으로든 어떤 후보를 지지할 것인지, 광주시장 후보와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할 지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