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시내버스 정류장 3곳 중 1곳, 비 피할 지붕도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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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시내버스 정류장 3곳 중 1곳, 비 피할 지붕도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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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06.16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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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북구 승강장 642개 중 222개 ‘무개 승강장’
“인도폭 4m보다 넓어야…여건 안맞아 설치 불가능”
지난 15일 광주 북구 말바우시장 무개승강장서 시민들이 버스에 올라타고 있다.  /뉴스1 발췌
지난 15일 광주 북구 말바우시장 무개승강장서 시민들이 버스에 올라타고 있다.  /뉴스1 발췌

 

[광주타임즈] “맞은편 버스정류장은 지붕이 있는데 여긴 왜 없어?…고스란히 비 다 맞겠네.”

국지성 호우가 내린 지난 15일 오전 11시쯤 광주 북구 우산동 말바우시장(서) 정류장. 버스를 기다리던 시민들은 갑자기 쏟아진 폭우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일시적으로 빗방울이 떨어졌지만 정류장에는 비를 막아줄 지붕이 없어 시민들은 한 손에는 짐을, 다른 한 손에는 우산을 들고 버스를 기다렸다.

미처 우산을 준비하지 못한 시민들은 비를 피할 곳을 찾아 정류장 인근 상가로 몸을 피하기 바빴다.

해당 정류장은 지난해 27만명이 이용할 정도로 이용객이 많지만 의자나 덮개가 없고, 정류장임을 알리는 경계 구분마저 없는 ‘무개승강장’인 탓에 시민들의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말바우시장(서) 정류장을 자주 이용한다는 송모씨(70·여)는 “장을 보면 짐이 한가득인데 비마저 오면 우산도 들어야 해서 힘들다”며 “반대편 정류장에는 지붕이 있는데 이쪽은 왜 없냐”고 토로했다.

또 다른 정류장 이용객 김모씨(65·여)는 “정류장에서 비를 피할 수 없으니 가게 천막에 들어와 있다”며 “유동인구가 많은데 덮개가 없으니 여름이면 여름대로, 겨울이면 겨울대로 불편하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비슷한 시각 북구 용봉동 비엔날레전시관입구 버스정류장의 상황도 비슷했다. 

이곳 역시 무개승강장으로 버스를 기다리는 시민들은 인도와 차도를 넘나들기를 반복했다. 

일부 차량 운전자들은 차도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시민을 향해 경적을 울리는가 하면 이륜차 운전자는 불법 주정차된 차량과 시민 사이를 위태롭게 지나가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광주 북구 내 표지판만 설치돼 있고 쉘터형 덮개가 설치되지 않은 ‘무개승강장’은 전체 642곳 중 222곳으로 3곳 중 1곳은 무개승장장인 셈이다.

해마다 평균 20~30건의 유개승강장 설치 민원이 제기되고 있지만 관할 지자체는 해당 정류장이 설치 기준에 부합하지 않아 별다른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유개승강장을 설치하기 위해서는 인도의 폭이 최소 4m보다 넓고, 승강장 설치 이후에도 장애인 보행자들을 위해 1.5m 이상의 폭이 확보돼야 하지만 현실적인 도로 여건이 뒤따라주지 않는 실정이다.

북구 관계자는 “비엔날레전시관입구 승강장의 경우 정류장 바로 뒤 은행주차장이 있어 유개승강장을 설치하기 어렵다”며 “말바우시장 정류장엔 인도 폭이 좁고, 보행자가 많아 설치할 수 없다”고 해명했다.

이와 관련해 시민 박모씨(63·여)는 “유개승강장을 설치하기 어렵다면 정류장 위치를 옆으로 옮기는 방안이 있지 않겠느냐”며 “시민들은 지붕이 있고 앉을 수 있는 정류장을 원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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