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아침 ‘물 절약 호소’ 광주시 안내 문자, 2주째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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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아침 ‘물 절약 호소’ 광주시 안내 문자, 2주째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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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02.26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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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남정수장 사고로 물 5만7000t 유실 이후 중단
“시민들께 죄송한 마음…가뭄 심각해 재개 예정”
광주시 물 절약 안내문자. 					         /뉴스1 발췌
광주시 물 절약 안내문자. /뉴스1 발췌

 

[광주타임즈] 매일 아침 ‘물 절약에 동참해달라’고 호소하는 광주시의 안내 문자가 2주째 뚝 끊겨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6일 광주시 상수도사업본부에 따르면 시는 광주시민을 대상으로 지난해 11월1일부터 식수원 동복댐의 저수율 수치와 함께 ‘생활 속 20% 물절약을 실천해달라’는 내용의 안전 문자를 발송해왔다.

가뭄이 지속되면서 광주시민 주요 식수원이 바닥을 보이며 고갈 위기에 처하자 시민들에게 도움을 호소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3개월여간 발송됐던 안내 문자가 지난 10일 동복댐 저수율 23.56% 수치 안내와 11일 물 절약 호소를 이후로 2주 넘게 중단됐다.

광주시 관계자는 지난 12일 발생한 덕남정수장 유출밸브 고장으로 안내 문자가 많이 발송된 데 따른 조치라고 설명했다.

당시 유출밸브는 노후화로 인한 베어링과 축 이탈로 인해 고장이 발생, 남구와 광산구 일부 지역 2만8000여세대에 단수가 진행됐다.

또 덕남정수장에서 물 3만7000t과 흐린물 배출을 위한 송배수관 이토작업 2만t 등 총 5만7000여t에 달하는 물이 유실됐다.

극심한 가뭄으로 제한 급수까지 고려되고 있는 광주에서 사상 유례 없는 수돗물 공급 중단과 유실이 발생하면서 긴급한 상황을 알리고자 안내 문자 발송 건수가 많아졌고 시민들이 피로감을 느낄 수 있었다는 게 광주시의 설명이다.

시 관계자는 “시민들이 물 절약에 동참하고 있는 와중에 물이 낭비되는 사고가 발생해 죄송한 마음에 물 절약을 독려해달라는 안전문자를 보낼 수 없었다”고 말했다.

시는 덕남정수장 사고를 포함 열흘새 관리소홀로 인한 3번의 누수사고를 냈다.

지난 14일 오전 8시45분쯤 광주 도시철도 2호선 1단계 4공구(남구청~양림휴먼시아)에서 토목공사를 하던 중 50㎜ 분기관이 파손돼 누수가 발생했다.

상수도사업본부는 지하 터파기 작업 중 굴착장비가 상수도관을 건드려 파손한 것으로 보고 복구작업을 진행했다.

지난 22일 오전 7시40분쯤에는 동구 소태동 무등중학교 옆 왕복 2차선 도로 인근 지하에 매설된 지름 100㎜ 관에서 누수가 발생, 도로로 물이 흘러들었다.

당국은 관에서 높이 0.7㎜의 균열이 약 20㎝가량 발견돼 누수방지대를 덧대 복구작업을 벌였다. 

이 사고로 물 18t이 유출됐다.

일각에서는 광주시가 관리소홀 사고로 많은 양이 물이 누수되자 시민 반발을 최소화하기 위해 안전문자 발송을 중단한 게 아니냐는 의구심도 제기하고 있다.

광주 동구에 거주하는 최다현씨(33)는 “안내 문자를 통해 광주에 제한급수가 이뤄질 수 있다는 상황을 인지하고 물을 계속 아껴왔었다”며 “이후 상당 기간 동안 문자가 중단돼 물 절약 캠페인이 끝난 줄 알았다”고 말했다.

이어 “시가 상수도관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아 아까운 물을 낭비시켜 당혹스러웠지만 잘못은 잘못이고 가뭄 상황은 계속 이어지고 있는 것 아니냐”며 “상황 전파를 멈춘다는 것은 또 한 차례 시민들을 우롱하는 것이다”고 꼬집었다.

시 관계자는 “동복댐 저수율이 계속해서 떨어지고 있어 심각한 상황이다”며 “이르면 27일 또는 3월부터 안내 문자를 재개할 방침이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비를 통해 다시는 물 유출 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했다.

한편 지난 24일 기준 동복댐 저수율은 21.8%를 보였다. 안내 문자 발송이 시작된 지난해 11월1일 33.4%에 비해 11.6% 떨어진 수치다.

최근 기상청이 발표한 3개월 기상전망에 따르면 광주·전남의 봄철 강수량은 평년에 비해 크게 늘지 않을 것으로 예보됐다.

이런 추세가 지속될 경우 제한급수 예정일은 5월 초, 동복댐 고갈은 6월 초가 유력화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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