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술적 사실주의 대가' 마르케스 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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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술적 사실주의 대가' 마르케스 타계
  • 광주타임즈
  • 승인 2014.04.20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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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 동안의 고독과 슬픔 느껴" 애도 물결

[문화=광주타임즈] 20세기 남미의 위대한 작가로 평가받는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가 17일(이하 현지시간) 멕시코시티 자택에서 별세했다. 향년 87.

지난 3일 폐렴과 요로 감영증 증세로 입원 치료를 받은 사실이 알려진 지 보름 만이다. 후안 마누엘 산토스 콜롬비아 대통령은 "역사상 가장 훌륭한 콜롬비아 작가의 죽음에 천년 동안의 고독과 슬픔을 느낀다"며 애도했다.

마르케스는 1928년 콜롬비아 북부의 해안마을 아라카타카에서 태어났다. 12남매 중 장남이다. 어린 시절을 부모와 떨어져 외가에서 보낸 그는 책을 벗 삼아 외로움을 견뎠다. 그는 자신의 문학 세계에 많은 영향을 미친 퇴역 대령인 외할아버지를 모델로 삼아 '아무도 대령에게 편지하지 않았다'를 쓰기도 했다.

19세 때부터 14년간 지역신문 '콜롬비아 데일리'에서 활동했다. 동시에 어린 시절부터 가진 문학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소설 습작을 계속했다. 1955년에 첫 소설집이 나왔다.

콜롬비아 국립대학에서 잠깐 법학을 공부한 뒤 정치적 상황이 혼란스럽던 콜롬비아를 비롯해 프랑스, 베네수엘라, 미국, 멕시코 등지에서 언론인으로 일했다. 이후 멕시코에서 창작활동을 하다 쿠바혁명이 성공한 뒤 쿠바 국영 통신사에서 기자로 활약했다.

콜롬비아의 세르반테스(Cervantes)라는 수식어를 안긴 대표작 '백년 동안의 고독'은 1967년 탈고됐다. 당시 마르케스는 출판사로 원고를 보낼 돈이 없어 일부만 먼저 보내고 나머지는 집기를 팔아서 부쳤다는 일화도 있다.

'백년 동안의 고독'은 '마콘도(Macondo)'라는 가공의 땅을 무대로 한 부엔디아 일족의 역사를 그린 작품이다. 그는 중남미의 정치적·사회적 현실에 대한 풍자를 신화적인 수법으로 그렸고 작품은 1982년 작자에게 노벨문학상을 안겼다. 또 다른 대표작인 '예고된 죽음의 연대기'(1981)는 남미에서만 200만 부 이상 팔려나갔다.

마르케스는 아르헨티나의 보르헤스와 함께 '마술적 사실주의'의 대가로 손꼽힌다. 그의 소설에는 현실과 환상, 역사와 설화, 객관과 주관이 황당할 정도로 뒤섞인다. 그 혼돈 속에서도 현실을 더 날카롭고 깊이 있게 드러낸다는 평이다. 그는 프란츠 카프카의 '변신'을 읽은 뒤 본격적으로 소설을 쓰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르케스는 정치적 행동주의자이기도 했다. 쿠바 혁명 이후 카스트로를 일관되게 지지했고 중남미의 독재정권 및 이를 지원하는 미국에 반대하는 글을 쓰기도 했다. 콜롬비아 대통령 선거에서는 마르케스가 누구를 지지하느냐가 중요 변수 중 하나다.

'백년 동안의 고독' '예고된 죽음의 연대기' '아무도 대령에게 편지하지 않았다'를 포함해 '콜레라 시대의 사랑'(1985) '내 슬픈 창녀들의 추억'(2004) 등의 소설과 '이야기하기 위해 살다'(2007)라는 제목으로 출간된 회고록 등이 국내 출간됐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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