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카만 연기에 아수라장” 지하철공사 화재 ‘아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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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카만 연기에 아수라장” 지하철공사 화재 ‘아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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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4.05.02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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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식간 뒤덮은 매연, 매캐함에 눈도 못 떠”
옴짝달싹 못한 출근길 차량 보며 조마조마
인명피해 없어…“용접 불씨 부주의탓 추정”
2일 오전 광주 남구 남광주농협 인근 도시철도2호선 공사 현장에서 불이 나 소방 당국이 진화 중이다.	                          /뉴시스
2일 오전 광주 남구 남광주농협 인근 도시철도2호선 공사 현장에서 불이 나 소방 당국이 진화 중이다. /뉴시스

[광주타임즈] “새카만 연기가 뿜어져 나오면서 순식간에 한 치도 안 보였죠.”

2일 오전 광주 남구 봉선동 대남대로 도시철도 2호선 4공구 현장에서 발생한 화재를 눈 앞에서 목격한 마트 주인 임모(53)씨는 당시 상황을 이같이 전했다.

임씨는 “출근길 차량이 마구 붐비는 오전 9시가 좀 못 됐을 무렵이었다. 지하철 공사장 복공판 틈새로 매캐한 냄새와 함께 검은 연기가 마구 솟구쳤다. 금세 주변 도로 일대가 검은 연기가 들어차면서 차량도 제 속도를 내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어 “달리던 차량들은 시야가 안 보이니 경광등을 켜고 경적까지 울려대니 일시에 주변은 아수라장이 따로 없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백운광장 주요 진입로여서 가뜩이나 교통량도 많은 대로 한복판에서 중장비가 오가는 큰 공사가 이뤄지다 보니 불안한 적이 한 두번 아니었다. 연기가 막 치솟을 때에는 ‘아이고, 결국 터질 게 터졌다”는 생각 뿐이었다”라고 했다.

주민 김모(65)씨는 “인도 변에서는 매캐함에 눈을 제대로 뜨기 어려웠다. 무슨 상황인지 영문도 모르고 일단 진입한 차량이 가다서다를 반복, 추돌 사고가 나는 건 아닌지 불안했다. 꽉 막힌 체증에 되돌아가지도 못하고 검은 연기 속으로 서행해야 하는 차량을 보며 조마조마했다”고 말했다.

인근 주민·상인들은 신고 접수 시각인 20분 가량 지난 오전 9시가 되도록 현장 주변 양방향 도로에 차량들이 서행하고 있었다고 입을 모았다.

불이 났던 복공판 아래 지하 현장 곳곳은 새까맣게 그을려 있었고, 잿빛 속에서도 여기저기 뒹구는 새빨간 소화기가 눈에 띄었다. 하얀 거품이 남아있는 소화액이 곳곳에 고여있어 급박했던 진화 당시 상황을 짐작케 했다.

화재 현장과 인접한 복공판 개방부에 세워진 소방 당국의 배연 차량은 지하에 남아있는 매연을 한창 빨아들이고 있었다.

앞서 이날 오전 8시 42분께 남구 대남대로 도시철도공사 4공구 지하 1층에서 불이 나 소방 당국에 의해 1시간 2분 만에 꺼졌다.

복공판 아래 지하 현장에서 난 불길은 더 이상 번지지 않았고, 지상에서 용접 등을 하던 작업자 11명이 스스로 대피하면서 인명 피해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화재 직후 검은 연기가 높게 치솟으면서 119 신고가 빗발쳤고, 출근길 주요 길목인 일대 도로가 1시간 가량 통제되면서 차량 지·정체가 빚어지기도 했다.

경찰은 지상 용접 작업 중 가연성 석유류 제품인 환기구 방수 자재에 불씨가 옮겨 붙어 발생한 화재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은 시공사 관계자 등을 상대로 정확한 화재 원인과 피해 규모를 조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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