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원고 달라진 것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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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원고 달라진 것 없다"
  • 광주타임즈
  • 승인 2014.05.29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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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학생 학부모 대책 마련 촉구
[사회=광주타임즈] 세월호 침몰사고 현장에서 생존한 경기 안산 단원고 학생들의 학부모 20여명은 29일 정부합동분향소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와 교육 당국에 학교 정상화를 위한 구체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생존학생 학부모 대표 장동원씨는 "학교는 사고 전과 달라진 것이 없다. 살아 온 아이들은 아직도 혼자있으면 무서워하고, 샤워하다 수증기만 봐도 놀라 뛰쳐나온다.이런 아이들을 어떻게 텅빈 교실, 흰 국화 꽃이 놓인 학교에 아무런 대책없이 보낼 수 있겠습니까"라며 "구체적인 학교 정상화 방안이나 대책없이 애들부터 보낼 수는 없다"고 밝혔다.

그는 "대통령의 담화에 유감스럽게 실종자에 대한 조속한 수습과 학생 및 일반생존자들의 대책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며 "살아남은 아이들이 숨진 친구들의 몫까지 더해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정부가 단원고 학생들을 치유할 혁신적인 대안을 내놔 달라"고 했다.

생존학생 학부모들은 그동안 학생들이 받아온 심리치료가 주먹구구식이었다고 주장했다.

장씨는 "정부는 연수원에 상담치료사가 몇 백 명이 왔다고 했지만 실제론 다 어디에 있는 지 보이지 않았다"며 "내용도 학부모들이 보기에 '이게 심리치료 프로그램이 맞나' 싶을 정도로 부실했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도 아이들은 극도로 예민하고 불안정한 상태"라며 "낮에는 깔깔거리며 웃다가도 밤이면 배에 두고 온 친구 생각에 잠을 못이루고 괴로워한다"고 했다.

이어 "그런데도 교육청은 고작 2주의 심리치료 프로그램을 진행해놓고 교육이 끝나자마자 순차적으로 학생들을 학교로 복귀시킬 것을 지속적으로 요구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현재 안산 중소기업연수원에서 집단합숙하고 있는 단원고 생존학생 71명은 처음 2주간만 집중 심리치료 프로그램을 받았으며, 이후로는 정규 교과수업 6~7교시와 하루 한 차례 심리상담과 대학생 멘토링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학부모들은 교육 당국의 깜깜이 행정에 대해서도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장씨는 "문제점을 알리고 해결해야 할 교육청은 학교에 대한 정보를 감추고, 학부모들이 요구한 것만 대충 해결하기 바빴다"며 "체육수업이 없다가 학부모가 말하니까 그제야 체육시간을 만든 것이 대표적인 사례"라고 지적했다.

그는 사고 후 학교에 있던 재학생 중 한 명이 충격으로 실신하는 사고도 발생했지만, 교육청은 감추기에 급급했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장씨는 "단원고의 정상화는 비단 생존학생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사회 모두가 나서 해결해야 할 과제"라며 "교육청은 학교 상태에 대해 공개하고 전문가의 조언을 바탕으로 학생들이 정상적인 학교생활을 할 수 있는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수 백명의 아이들이 죽었는데 수학여행을 보낸 학교의 책임은 아직까지 거론되지도 않았다"며 "철저한 진상규명을 통해 이번 사고와 관련있는 학교 관계자들의 책임도 물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세월호 침몰사고 현장에서 구조된 단원고 2학년 학생 75명 중 71명은 지난달 30일 병원에서 퇴원해 중소기업연수원에 머물러왔다. 2명은 학교로 복귀했으며, 2명은 아직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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