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단오 명절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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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단오 명절이 그립다
  • 광주타임즈
  • 승인 2014.06.04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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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타임즈] 논설위원 이월한 = 음력 5월5일인 엊그제가 단오였다. 좋은 계절에 명절로서 모두를 만족시켜주는 그런 명절이다.

우리조상은 많은 명절을 즐기며 살아왔다. 매월 한번정도의 명절이 있었는데 그 속내를 깊이 들어다 보면 휴일의 성격이 강한 것 같다.

농경을 주로 하는 사회에서는 몸이 매우 피곤해도 마음대로 쉴 수가 없다.

왜냐하면 혼자서 쉬는 것은 게으른 사람으로 취급받게 되고 주위 사람들로부터 손가락을 받게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명절을 만들이 조상님께 고마움도 표시하면서 모두 함께 쉬고 다음 일을 할 수 있는 에너지를 충전하는 기회를 갖게 되었다고 본다.

단오는 우리나라와 중국및 일본에서 즐긴 명절로 우리의 단오는 고대 마한의 위지(魏志)의 <한전(韓傳)>에 의하면, 파종이 끝난 5월에 군중이 모여 서로 신(神)에게 제사하고 가무와 음주로 밤낮을 쉬지 않고 놀았다는 기록으로 미뤄, 농경의 풍작을 기원하는 제삿날인 5월제의 유풍으로 보기도 한다.

또 다른 기록은 고려가요 \'동동(動動)\'에서는 단오를 ‘수릿날’이라 하였는데 수리란 말은 상(上) ·고(高) ·신(神) 등을 의미하며, 수릿날은 신일(神日) ·상일(上日)이란 뜻을 지닌 것으로 여자들은 단옷날 ‘단오비음’이라 하여 나쁜 귀신을 쫓는다는 뜻에서 창포를 삶은 물로 머리를 감고 얼굴도 씻으며, 붉고 푸른 새 옷을 입고 창포뿌리를 깎아 붉은 물을 들여서 비녀를 만들어 꽂으면서 한껏 멋을 부렸는데 이는 농사에 지친 남정네들에게 용기를 북돋아 주는 그런 역할의 의미도 있지 않았는가 생각해 본다.

지금의 농촌은 트랙터나 이앙기등 기계가 농부 역할을 다해주고 있다. 소가 하던 논갈이는 트랙터가 대신해주고, 품앗이로 하던 모내기는 이양기가 맡아서 해주고 있다.

그래서 농부는 논갈이나 모심기를 대신하고 있는 기계가 움직이는 것만 쳐다보면서 기계에게 적지 않은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당연히 주머니가 가벼워질 수밖에 없다.

그런 와중에도 치러진 이번 6.4선거에서도 농업대책은 없었다. 농민회가 요구한 ‘농산물최저가 보장하라’는 플래카드가 왠지 측은하게도 보인다. 여기에 세월호사건으로 소비가 줄어들다보다 가장 타격을 받은 것도 농산물인데도 지난 5월 물가가 1.7%나 상승했다고 한다.

농산물이 조금만 올라도 이것을 낮추기 위해 그렇게 안달이 나던 정부도 조용히 있다. 지금 FTA에 멍들고 TPP 협상에 주눅이든 농부의 속내를 알아줄 사람이 없다.

우리 조상들이 단오제에서 바라던 풍년과 성대가 오늘날에는 다 어디로 갔을까.

몸이 편해지고 수명이 연장되면서 더 많은 재화가 필요한데도 농산물가격의 상승정체와 생산비 지출의 증가로 농가수입은 갈수록 적어지다 보니 농민들은 상대적 빈곤에 빠지게 되고 그러다 보니 농촌에 젊은 농부들은 찾아보니 힘들게 되어 있다.

그런데도 정부는 농산물가격을 농민이 죽든 말든 그것은 상관이 없이 어떻게 하던 떨어뜨리려고만 한다.

이번 선거에 농민회가 요구한 농산물 최저가제도는 반드시 보장되도록 해야 한다. 우리의 주곡인 쌀이 천대받고, 축산의 대표주자인 한우농가가 한숨만 쉬고 있는 지금 농촌은 그야말로 위기라고 본다.

오늘 따라 단오의 글자가 주는 그런 단아한 정오의 느낌과 농촌의 풍요를 빌어주는 조상들의 옛 정신이 왠지 그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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