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지사‘백서 발간’부적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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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지사‘백서 발간’부적절
  • 광주타임즈
  • 승인 2014.06.17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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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타임즈] 편집국장 김미자 = 선조들이 왕의 사후에 실록을 공개하고, 재임 중 사초(史草)를 볼 수 없게 한 건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퇴임이 임박한 박준영 전남지사의 3선 재임기간 도정을 다룬‘10년 백서’발간이 추진되고 있어 논란이다. 이는 도백(道伯) 스스로 도정 운영을 평가하는 것이나 다름없어 치적 홍보나 자화자찬에 그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이낙연 전남지사 당선자의 업무 인수 작업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추진중인 박 지사의 ‘10년 백서’는 F1·인사 문제와 같은 도정 난맥상을 도외시한 전형적인 전시행정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마땅히 후임 지사에게 맡겨야 할 도정 평가를 재임 중 스스로 하는 것은 객관성을 담보하기 힘든 결과물이 도출될 공산이 크다는 게 중론이다.

정부 부처나 민간기업에서 퇴임하는 수장의 재임 중 공적을 책으로 정리해 당사자에게 선물하는 건 종종 있는 일이다. 하지만 퇴임 직전의 현직 수장의 공적을 다룬 백서 발간은 부적절해 축소하거나 경비를 자체부담으로 변경하는 등 진통을 겪기 일쑤다.

문제의 민선 3·4·5기 도정 각 분야별 변천사를 담은‘전남도정 10년사’지난 2월부터 제작하고 있다. 전남도는 박 지사의 재임 기간 도정 추진 상황을 책자로 제작해 향후 도정의 지침으로 삼고 행정자료로 활용하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이를 위해 ‘전남도정 10년사 발간 T/F팀’을 구성했으며 관련 용역을 전남발전연구원에 의뢰했다. 사업비는 5천만원 안팎으로 오는 20일께 전남도에 결과물을 납품된다고 한다.

당초 전남도는‘박 지사 10년사’에 초점을 맞췄지만 과거 타 지역에서 유사 사안이 감사에서 지적받은 것으로 알려져 ‘10년 종합 백서’형태로 급전환했다는 후문이다.

어쨌거나‘박 지사 10년사’든‘10년 백서’든 곱지 않은 시선은 마찬가지다.

실제 용역을 맡은 전발연은 박 지사 지시사항과 도정백서, 박 지사 어록, 보도자료, 사진 등을 중심으로 자료를 수집했기 때문이다.

박 지사가 퇴임 후‘자서전’을 내는 것은 문제가 없지만 재임 중 도청 조직과 예산을 활용 스스로 10년 도정을 평가하는 것은 어이없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역대 전남지사 중 임기 전체 도정을 아우르는 백서를 발간하는 것은 박 지사가 처음이다.

그간 퇴임을 코앞에 둔 일부 단체장이 무리하게 승진 인사를 단행해 ‘자기 사람 심기’를 하거나 치적을 담은 책자 발행으로 ‘흔적 남기기’행태는 줄곧 비판을 받아왔다.

퇴임을 앞둔 도백의 백서발간이 법적으로는 아무 문제가 없다고 해도 치적홍보물이 될게 뻔할 바에야 바람직하지 않다는 여론을 수용하는게 옳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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