밭작물은 겨울철 이상고온 여파로 작황이 호조를 보이면서 양파·마늘·수박·감자 등 가격이 전반적으로 약세를 면치 못하면서 농촌 경제가 직격탄을 맞고 있는 것이다.
마늘 가격은 예년의 절반 수준인 1만 5천원(3㎏)까지 떨어졌지만 수확 작업에 참여할 일손을 구하기는 전보다 더욱 어려워졌다.
장마 이전에 수확을 끝내야 하는 마늘의 속성상 단기간에 많은 일손이 필요하지만 마땅한 인력을 구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일당 7만∼8만 원에 교통비까지 별도로 준다고 해도 작업이 고된 탓에 마늘 수확일은 희망자가 많지 않은 형편이라고 한다.
양파와 감자도 사정은 마찬가지여서 양파는 20㎏들이 상품 한 상자의 가격이 지난해 절반 수준인 8천원선에 거래되고 있다. 감자도 하락세에 접어들면서 1만 5천원까지 떨어졌다.
이에 따라 농가는 물론 지역 농협들마저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농가로부터 물량을 사들이려고 해도 여력이 없는 데다 일부 농협의 경우 손실 부담도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가격 하락이 대부분의 농산물로 확산되고 있는 데다 하락 추세가 쉽게 수그러들 것 같지 않다는 점이다.
밭작물 가격 하락은 공급량 증가와 소비침체가 주요 원인이다.
따라서 현 시점에서는 시장격리와 소비촉진 등 단기적인 처방이 무엇보다 시급히 요구된다.국회의원들과 농민단체들은 비축·폐기를 통한 적극적인 출하조절과 특단의 소비촉진 대책마련을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밭작물 수급 안정을 위해서는 생산자단체나 산지조직 모두가 노력해야 하지만 무엇보다 정부의 적극적인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최근 5년간의 평균가격을 기준으로 대처가 달라지는 매뉴얼부터 손봐야 한다. 해마다 가격진폭이 큰 밭작물 특성상 과거의 평균가격만으로는 제대로 된 현실을 반영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농심이 까맣게 타들어가고 있다. 정부는 비축수매 조기 실시와 수매량 확대, 수매가격 현실화 등 수급안정대책을 시급히 내놓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