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노인 65% 이상 생계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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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 노인 65% 이상 생계형
  • 광주타임즈
  • 승인 2013.05.14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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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상)
[광주타임즈] 편집국장 김미자 = 100세 시대인 지금 우리나라 65세 이상 취업 노인 가운데 65% 이상이 생계형이라고 하니 씁쓸하다.

현재 노인 고용률(65~69세)은 41%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1위인 점을 감안할 때 먹고살기 위해 일터로 나갈 수밖에 없는 노인들이 많다는 반증이어서 노동정책의 일대 전환이 시급하다.

더욱이 취업 노인 일자리 대부분이 청소 등 허드렛일뿐이라는 점은 우리를 더욱 서글프게 한다. 때문에 일하는 노인들의 만족도는 낮고 생계비를 버는 것조차 벅차 노인 빈곤의 악순환의 현주소를 여실히 보여준다.

정부의 고령화 고용 정책은 이제 노인 일자리도 양보다는 질을 고려해야 하며, 정책적인 지원도 여기에 초점이 맞춰져야 할 것이다.

최근 LG경제연구원이 내놓은 노인 일자리 보고서에 따르면 65~74세 취업자 가운데 임금근로자는 61만명이며 이 중 44만명(72%)은 단순노무에 종사한다는 것이다. 청소·환경미화원이 20만 6000명(33%), 경비원·검표원이 14만명(23%)이고 조리보조원(8%)이나 판매원(6%)은 소수에 불과했다. 노인들이 현역시절 경험을 살릴 수 있는 일거리를 찾는다는 것은 사치에 가깝다. 일터에서 고령층의 경험·기술을 재활용하기보다는 연령으로 재단하는 사회풍토 탓에 인적 낭비가 너무 심하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민간기업들이 노인들의 경험과 숙련도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려면 노동시장의 재진입 장벽부터 낮추고 맞춤형 일자리를 찾도록 구직자별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는 게 시급하다. 그래야 생산성을 높이고 적정 수준의 임금도 기대할 수 있다.

청년실업이 발등의 불인데 노인취업까지 신경쓸 겨를이 없다면 국가의 책무를 저버리는 처사다. 지자체들이 공공형 일자리랍시고 해마다 수십억~수백억원씩 예산을 풀어 노인 고용을 일시적으로 높이는 ‘전시용 정책’은 이제 그만둘 때가 됐다.

개인의 노후 대비가 미흡하고 국가의 복지 여력이 허약한 상황에서 안정적이고 품질 좋은 노인 일자리를 지속적으로 제공하는 것이야말로 정부가 앞장서야 할 일이다. 대책의 수립과 시행은 이를수록 좋다.
정부와 지자체는 노인 일자리 정책을 생색내기용 이벤트와 화려한 수사로 도배하지 말고 양질의 일자리 생산에 대한 심도 있는 연구가 뒤따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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