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비 불균형 없애자” 광주 남녀공학 전환 움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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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비 불균형 없애자” 광주 남녀공학 전환 움직임
  • 광주타임즈
  • 승인 2015.08.19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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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중, 개교 33년 만인 내년 3월부터 공학
10억 지원, 女화장실·탈의실·가사실 확충
상당수 사학 부정적 여론…추가 전환 난항
[광주=광주타임즈]조호기 기자=광주지역 중학교들이 심각한 성비 불균형 현상을 겪고 있는 가운데 8년 만에 처음으로 불균형 해소를 위한 남녀공학 전환이 성사됐다.

그러나 단성(單性) 중학교 10곳 중 9곳이 남녀공학에 부정적 입장을 보이고 있어 추가 전환은 녹록치 않을 전망이다.

19일 광주시 교육청에 따르면 북구 운암동에 자리한 서강중학교가 내년 3월부터 남녀공학으로 전환, 남학생과 여학생을 동시에 입학시킬 예정이다. 입학생수는 인근 학교 남녀학생 배정 현황과 학급 배정 등을 두루 따져 정해질 예정이지만 대략 250명에서 280명선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서강학원 산하 서강중이 남녀공학으로 전환한 것은 법인 설립 40년, 개교 33년 만이다.

서강학원은 지난 2월, 시교육청이 10개 사립학교를 대상으로 처음으로 실시한 공학전환 의향조사에서 유일하게 "전환할 계획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시교육청은 법인 관계자들과의 실무협의를 거쳐 남녀공학 사업계획서를 확정하고, 10억 원 가까운 예산을 지원키로 했다. 이 예산은 여학생 화장실과 탈의실, 가사실습실 확충에 사용될 예정이다.

학교 관계자는 "성비 불균형에 공감하고, 같은 법인 소속 서강고가 1996년 이후 공학으로 무난하게 운영되고 있는 점 등을 감안해 내부 논의 끝에 공학으로 전환키로 했다"고 밝혔다.

광주에서 남중이나 여중이 공학으로 전환된 것은 2007년 송원중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2005년에는 진흥중이 공학으로 돌아섰고, 고등학교에서는 1997년 숭일고가 남학생 6학급, 여학생 4학급으로 공학 체제를 도입한 바 있다.

시 교육청은 서강중을 시발점 삼아 추가 전환을 꾀할 방침이다. 남중과 여중이 일부 지역에 집중되면서 학생배정에 어려움이 뒤따르고 있어 더욱 미룰 수 없다는 판단이다.

실제 남구 봉선·진월·주월동을 중심으로 한 제2학군의 경우 비공학 6개 중학교 중 남중은 2개인 반면 여중은 4개에 달하면서 공학으로 몰리는 남학생이 넘쳐 나 지난해에는 최고 71대 29의 남초(男超) 현상이 빚어졌다.

서구 화정동·쌍촌동이 포함된 제3학군도 15개 중학교 중 공학 13개, 남중 2개에 여중은 단 한 곳도 없어 여학생들이 공학으로 몰리면서 여초 현상이 빚어졌다. 동구 제1학군, 북구 제4학군, 일곡지구를 낀 5학군도 상황은 비슷하다.

상황은 심각하지만 공학 전환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건학이념에 어긋난다", "전통과 자긍심이 사라진다", "학습이나 생활지도에 혼선이 온다", "탈선이나 학력 하락이 우려된다"는 게 주된 반대 사유다.

교육청 관계자는 "사립 남중이나 여중으로 학생들이 몰리면서 공학인 일부 공립중은 성비 불균형과 함께 학생수도 급감하고 있지만, 공학에 대한 반대 여론이 만만찮다"며 "연말까지 사학을 대상으로 공학전환과 혼성반 편성을 적극 유도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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