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식의 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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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의 활용
  • 광주타임즈
  • 승인 2016.02.05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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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타임즈]논설위원 최수호=우리는 일반화된 지식으로 통용되는 소위 상식이라는 풍부한 식견들을 공유하고 있으며 이미 삶속에서 체득한 상식들을 적절히 적용하면서 더불어 살아가고 있다. 그리고 평범한 사람들이라면 보편적 지식으로 반드시 지녀할 상식에 따라 사고하고 판단한 상식적 행동을 품위를 갖춘 교양적 가치로 여기는 생활태도는 상식화되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현명한 처신을 위해 당면한 상황에 적절하다고 여기는 지혜를 내포한 상식을 선택하여 생활에 유용하게 적용하는데 익숙해 있다.

하지만 상식은 인간이 살아가면서 어떤 상황에서 터득한 슬기로운 경험의 진수를 집약하여 형성해낸 지혜의 결정체일 뿐이다. 따라서 인간이 살아가는 다양한 삶의 양태만큼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의 상식이 이 세상에는 존재하게 되어 있으며 상식이란 모든 정황에 적용하는데 적합한 궁극적 진리는 아니다. 이를테면 “지식은 힘이다” “지식은 흉기다”는 상식은 ‘지식’이란 한 맥락을 바탕으로 형성된 견해를 표현한 것이다.

하지만 지식의 용처와 사용의도에 따라 긍정과 부정으로 극명하게 갈리는 모순을 드러내고 있다. 즉 “지식은 힘이다”는 지식을 유익하게 사용하는 경우에 적합한 상식이라면 “지식은 흉기다”는 지식을 악의적으로 활용하는 결과에 따른 상식이라 할 수 있다.

이처럼 상식은 어떤 국면에서만 적절한 삶의 지혜를 담아내고 있기 때문에 상식이란 마주하는 정황에 적합하도록 형성되어 있다. 따라서 위의 경우처럼 같은 맥락인데도 상식이 내포하고 있는 의미가 서로 상충되는 현상을 나타내고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상식이라고 인식되는 모든 상식은 서로 배치되는 모순으로 여겨질지라도 어느 하나는 틀렸거나 잘못된 상식이라 단정하여 말할 수는 없다.

좀 더 상세히 말하면 인간의 삶은 구체적인 속사정의 뿌리는 같다할지라도 세세한 문제들로 세분화되어 있다. 따라서 어떤 상태에서만 적절하도록 집약적인 생활의 지혜를 내포한 의미를 간직한 것이 상식이라 할 수 있으므로 상식이란 오직 고유한 각각의 경우에서만 유용할 뿐이다. 상식이란 어떤 입장에서만 적합하므로 일관성을 보장할 수는 없기 때문에 상식 그 자체로 자기모순을 내포하고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상식은 단편적이어서 한결같은 적용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한 상황에서는 적절하지만 또 다른 경우에서는 적합하지 못하여 모순을 일으킬 수 있다. 그러므로 논리적인 방식으로 상식에 대한 사고 과정을 이어가면 다양한 추론에 봉착하여 온갖 불일치와 모순에 맞닥뜨리게 되어 있다.

하지만 우리는 당면한 상황에 자신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명확하게 전달하는데 적합한 상식을 적절하게 선택하는 슬기로움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지혜로운 선택으로 현명하게 대처함으로써 별로 문제될게 없도록 대응을 하는 처신을 할 줄 안다.

그런데 우리는 어떤 사건이나 상황을 접하면 늘 자신의 상식을 적용해서 그 사건의 원인을 분석하면서 이해를 이끌어내곤 한다. 그렇기 때문에 고려시대처럼 시간적으로 바로 지금이 아니거나 미국처럼 공간적으로 멀리 떨어진 상황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구성하려고 할 때마다 암묵적으로 자신의 상식을 적용한 상식적 추론을 하게 된다. 따라서 상식적 확신이 모두 어떻게 맞아떨어지는 지를 증명해 보여야 한다면 상식이란 어떤 상황에 적합하도록 형성된 것이기 때문에 어떤 진리처럼 획일적인 적용이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사실적 확인 역시 어렵기 때문에 삶의 지혜의 한 조각인 상식만으로는 온갖 불일치와 모순에 맞닥뜨리게 되는 말썽을 일으키게 되어 있다.

그러나 바로 지금의 현실에 적용되는 상식으로 선택된 것은 우리가 말하고자 하는 목적과 부합한 상식을 취사선택했기 때문에 별로 문제될게 없다. 그러나 바로 지금 여기에 기반을 두지 않는 과거나 미래의 문제를 해결하려는 경우에는 다양한 사람들의 예측이나 체험에 의존한 상식의 선택에 대응해야하기 때문에 서로 자신의 상식에 의존한 상식적 추론에 의한 다양한 견해들이 난무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자신의 상식을 적용하여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행동해야하는 가를 각자가 제시함으로써 강하게 자기주장을 하거나 또 다른 상식을 접목시킴으로써 자신의 존재를 지켜내려고 한다. 이런 과정을 살펴보면 지금 여기서 어떻게 처신해야 하는 가의 본질적 문제로 논쟁하기보다는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했는가를 추론하면서 자신의 상식을 어떻게 적용해야하는 가를 고심한다.

상식에 대한 갈등에서 벗어나려면 상식에 의존은 하되 상식을 절대로 여기는 말고, 자신의 삶을 활성화하는데 적절한 상식을 선택하여 유익하게 활용하는 슬기로운 생활을 할 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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