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대 노인 부부도 ‘찰칵’…각양각색 인증샷
“투표소 안내문 허술·배려 부족” 볼멘소리도
◇ "제대로 보고 찍어야죠"
딸(33)과 함께 광주 서구 풍암동제1투표소인 대주파크빌2단지아파트 입주자회의실을 찾은 장모(61·여)씨는 투표용지를 받아 기표소로 들어가던 중 갑자기 밖으로 뛰쳐나가 투표 참관인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1분여 뒤 투표소로 돌아온 장씨는 안경을 쓰고 나타나 딸과 함께 투표를 마쳤다.
그는 "새벽 기도를 마치고 오면서 차에 안경을 놓고 왔다. 고민 끝에 마음의 결정을 했는데 글씨가 잘 안 보여 잘못 찍어서는 안 되지 않겠느냐"며 웃음을 보였다.
◇ "이 투표소가 아니네"
광주 서구 풍암동제7투표소인 운리초등학교에는 오전 8시까지 100여명의 시민들이 찾아 투표했다.
그러나 일부 시민들은 투표소를 잘못 찾아 발길을 돌리기도 했다.
김모(54·풍암1지구)씨는 "아무 곳에서나 투표하면 되는 것 아니냐"고 항의했으나 "사전투표와 달리 정해진 곳에서만 가능하다. 풍암초등학교로 가시면 된다"는 투표 감독관의 안내를 받고 돌아섰다.
이에 대해 한 투표 참관인은 "사전투표 때문에 노인들은 많이 헷갈려한다"고 말했다.
◇70대 노인도 투표 인증샷
투표를 마친 뒤 인증하는 사진을 찍는 일명 투표 인증샷 대열에 70대 부부도 동참했다.
이날 오전 6시30분께 광주 남구 봉선2동 남구문화예술회관 투표소에서 70대 부부가 아들과 함께 투표를 마친 뒤 투표소를 빠져나갔다 10여분 만에 다시 돌아왔다.
이들 가족은 "투표 인증샷을 찍지 않았다"며 선거 사무원들에게 방법을 물은 뒤 투표장소가 표기된 푯말 앞에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려야 한다'며 인증샷을 찍었다.
밖에서 기다리던 노부부의 아들은 부모가 한동안 나오지 않자 다시 투표소로 돌아왔다가 이들의 모습을 보고 웃음을 지으며 투표소를 빠져나갔다.
◇ "투표소 안내가 왜 이렇게 허술해"
용봉동 제3투표소인 전남대 인문대 1호관 102호를 찾은 시민들은 "투표 장소를 찾기 어렵다"면서 불만을 터트렸다.
한 70대 남성은 "투표소를 제대로 안내하지 않아 찾기 어려웠다"며 "짜증나서 투표 안 하려고 했었다. 안내문 등이 학교 곳곳에 붙어 있지 않아서 정문 쪽에서 찾아오는 데 한참 걸렸다"고 투표 감독관에게 항의했다.
굵은 빗줄기 속에 어렵게 투표소를 찾은 다른 시민들도 "학교 위치나 구조를 잘 모르는 사람들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며 한 마디씩 거들며 투표소를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