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사회 ‘尹 5·18 기념사’ 냉담…“원론만되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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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사회 ‘尹 5·18 기념사’ 냉담…“원론만되풀이”
  • /박소원 기자
  • 승인 2023.05.19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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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 전문 수록’ 실천 직접 언급 피해
오월단체 “개헌 논의 등 의지 보여야”
시민단체 “광주 방문 의미 모르겠다”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제43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위해 단상으로 향하고 있다./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제43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위해 단상으로 향하고 있다./뉴시스

 

[광주타임즈]박소원 기자=윤석열 대통령이 제43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사에서 ‘5·18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 실천에 대해 명시적인 언급을 피했다.

지역사회에서는 지난해 기념사에서 한 발 나아가지 못하고 관념적 선언 수준에 그쳤다는 평가다.

윤 대통령은 18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5·18 43주년 기념사를 통해 “오월 정신은 보편적 가치의 회복이고 자유민주주의 헌법 정신 그 자체”라며 오월 정신의 숭고함을 강조했다.

이어 “국민 통합의 주춧돌인 오월 정신은 지금도 자유·인권을 위협하는 불법 행위에 대해 강력하게 저항할 것을 우리에게 명령하고 있다. 5·18은 현재도 진행 중인 ‘살아있는 역사’로, 이를 책임 있게 계승해 나가는 것이야말로 후손과 나라의 번영을 위한 출발이다”고 역설했다.

지난해 윤 대통령은 5·18 42주년 기념사에서도 “오월 정신은 보편적가치의 회복이고, 자유민주주의 헌법 정신 그 자체입니다. 그 정신은 우리 모두의 것이고, 대한민국의 귀중한 자산이다”라고 밝혔다.

때문에 집권 2년 차인 올해에는 구체적 실천 의지, 여야 논의 촉구 등의 내용이 기념사에 담길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이날 대통령의 기념사에 대한 5·18 단체의 평가는 신중하면서도 실망감이 엿보였다. 

양재혁 5·18유족회장은 “기념사에 잠깐 언급은 있었지만 기대에 못 미치는 것 같다. 확실한 헌법 전문 수록 의지를 확인하기는 어려워 아쉬움이 남는다”면서 “대통령이 지난해 보다 한 마디라도 더 확실한 의지를 표명했더라면 뜻 깊지 않았을까 싶다”고 말했다.
 
정성국 5·18공로자회장은 “헌법 전문 수록에 구체적인 얘기를 하지 않은 것은 아쉽다. 여야 모두 거의 의견이 모아졌다. 그런데도 그 이야기가 그렇게 하기 힘든 지 못했다”면서 “어떻게 보면 지난해보다 수준이 낮다. 정치적으로 내년 4월 총선이 적기일 수 있다. 원포인트 개헌이라도 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고 밝혔다.

황일봉 5·18부상자회장은 “대통령이 (헌법 전문 수록) 의지가 있는 것 같긴 하다”면서 “국회의원 3분의 2가 찬성을 해야만 개헌안이 일단 성립되는 만큼 정치권의 역할이 중요
하다”고 했다.

이기봉 5·18기념재단 사무처장은 “지난해와 별다른 내용은 없었다. 추진 의지는 간접적이나마 확인했지만 가장 원론적인 입장을 밝힌 것 같다. 구체적인 내용이 빠졌다”면서 “가령 ‘국민적 합의가 필요하다’, ‘개헌 절차에 나서겠다’ 등의 언급을 대통령이 직접 했다면 좋았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시민사회단체 평가는 더욱 냉담했다.

임수정 광주전남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는 “딱히 기억에 남는 말이 없었다. 대통령이 2년 연속 오월 광주를 찾아오는 의미가 무엇이었는지 모르겠다. 기념사 자체는 추진 의지, 계획 어느 것 하나 구체적이지 않았다”라고 평가 절하했다. 

오월정신 지키기 범시도민대책위원회는 기념식 직후 낸 보도자료를 통해 “기념사를 차마 논평 하기조차 부끄러울 정도다”라고 혹평했다. 그러면서 “5·18 역사와 정신에 대한 몰이해와 저급한 인식을 드러낸 역대 최악의 기념사로 기억될 것이다. 5·18 기념과 정신 계승이라는 취지와는 전혀 무관한 내용으로 일관했다”며 “대통령이 왜 기념식에 참석했는지 근본적 의문을 품지 않을 수 없다”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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