亞문화전당, 장애인 편의시설 ‘낙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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亞문화전당, 장애인 편의시설 ‘낙제점’
  • 광주타임즈
  • 승인 2015.05.31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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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곳 높은 문턱·수동식 여닫이문, 출입부터 난항
화장실·엘리베이터 등 편의성 열악 ‘총체적 난국’
“미적 부분 중점둔 ‘보여주기식 행정’…개선 시급”

[광주=광주타임즈]조호기 기자="아시아 최대 문화시설인데 장애인은 손도 씻을 수 없네요."

29일 오후 광주 동구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예술극장 안 장애인 화장실.

문화전당의 장애인 이동권 문제 등에 대해 3차 정밀 점검에 나선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접근권 대책위원회' 회원들의 불만이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대책위 유현섭(49) 사무처장이 휠체어를 탄 채 손을 씻으려했지만 비장애인용으로 설계된 세면대 밑 구조물 때문에 사용조차 하지 못했다.

문화정보원 내 또 다른 장애인 화장실도 마찬가지였다. 장애인용으로 만들어져 세면대 밑 구조물은 없었지만 전동 휠체어를 탄 여성 회원이 이용하기에는 손잡이의 거리가 멀고 너무 높았다.

전당 내 80여개 화장실 중 장애인들이 편하게 문을 열고 들어설 수 있도록 자동식 출입문이 설치된 곳도 2~3개에 불과했다. 이들은 "장애인 화장실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문화정보원은 주 출입구서부터 장애인들을 막아섰다.

장애인들이 이용할 수 없는 회전문으로 설계된 탓에 회원들은 다른 문을 통해 50~100m를 돌아 들어가야 했다.

문화전당 곳곳에서 볼 수 있는 수동식 여닫이문과 높은 문턱 때문에 휠체어를 탄 장애인들은 곳곳에서 한숨을 내쉬었다.

일부 장애인용 엘리베이터도 불편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예술극장 내 엘리베이터는 휠체어 한 대가 겨우 들어갈 정도로 비좁았다.

아래층으로 내려간 엘리베이터를 올리기 위해서는 10여초 동안 스위치를 계속 누르고 있어야했다. 출입문마저 압력식 여닫이로 돼 있어 문이 열리는 순간 휠체어를 타고 앞서 대기하고 있던 회원이 부딪치기도 했다.

이날 점검에 나선 대책위는 통로 문턱, 장애인 화장실 편의성 등을 시급히 고쳐야 할 부분으로 꼽았다.

대책위는 이에 앞서 2차례 '국립아시아문화전당 편의시설 사용자 점검'을 실시한 바 있다.

이들은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내 ▲접근로 ▲안전시설 ▲관람석 ▲편의시설 등에 대한 모니터링을 거쳐 장애인과 노약자들이 쉽게 이용하는 데 열악한 장소가 적지 않은 것으로 파악했다.

문화전당 내 실외 배수구의 경우 간격(3㎝)이 넓어 휠체어 바퀴가 쉽게 빠지는 위험이 노출됐고 지하 주차장에서 건물 승강기로 이어지는 경사로도 휠체어로 이동하기에는 힘들 정도로 가파른 것으로 조사됐다.

이를 바탕으로 탈출 수단이 가파른 경사로 외에 비좁은 승강기가 전부라는 점에서 화재 등 비상 상황이 발생했을 때를 고려한 장애인 안전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시각장애인을 위해 바닥에 설치하는 점자블록도 주 출입문에만 설치됐고 동선을 유도하는 선형블록이 없는 점도 지적을 받았다. 촉지도(觸地圖)도 표준점자가 아닌 것으로 조사됐다.

대책위는 이 같은 지적 사항과 개선 요구 사항을 이날 오후 문화전당 측과 간담회를 갖고 전달했다.

대책위 유 사무처장은 "주요 시설물 점검 결과 장애인 접근권 확보를 위한 편의시설은 낙제점 수준"이라며 "공통적인 문제가 반복되고 있으며 관람객과 이용객들의 편의보다 미적인 부분에 중점을 둔, 전형적인 보여주기식 행정으로 평가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빠른 시일 내 전반적인 편의시설 개선과 특히 안전문제가 대두되는 이동약자의 피난 시설의 확충을 요구할 계획"이라며 "지속적인 점검을 통해 문화전당 접근권이 확보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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