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vs 채권단, 금호타이어 인수 ‘힘겨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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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삼구 vs 채권단, 금호타이어 인수 ‘힘겨루기’
  • 광주타임즈
  • 승인 2017.03.13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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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아시아나 “컨소시엄 불허시 인수 포기” 배수진
채권단 “특혜 시비 우려, 우선매수권 3자양도 불허”
韓vs中 사드 갈등 속 중국 기업에 넘어가나 ‘촉각’
[경제=광주타임즈]금호아시아나와 채권단이 금호타이어 인수 방식을 두고 날선 공방을 벌이고 있다. 금호측은 컨소시엄을 허용해 주지 않을 경우 인수를 포기할 수도 있다며 으름장을 놓고있으나 채권단은 금호의 주장에 대해 논할 가치가 없는 부분이라고 맞서고 있다.

13일 금호아시아나그룹과 채권단에 따르면 금호는 지난 2일 산업은행, 6일 주주협의회에 컨소시엄을 이용한 인수를 허용해 줄 것을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했고,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지난 10일 연 주주협의회에서 해당 안건을 부의조차 하지 않으며 양측의 갈등이 촉발됐다.

금호아시아나는 상당히 강경한 입장이다. 13일 오전 서울 광화문 본사에서 금호타이어 우선매수권 관련 설명회에서 "컨소시엄을 허용하지 않을 경우 박삼구 회장 및 박세창 금호아시아나 전략기획실 사장이 가지고 있는 우선매수권을 포기할 것"이라고 이례적으로 강한 목소리를 냈다.

채권단과 금호 양측에서 과거 맺었던 약정서에는 '우선매수권자의 우선매수청구권은 주주협의회 사전 서명이 없으면 제3자에게 영도할 수 없다'라고 명시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금호아시아나에서는 이 부분을 원천 양도 불가가 아닌 주주협의회의 동가 있으면 가능하다고 해석을 하고 있는 것이다.

또 우선협상대상자인 더블스타가 금호타이어 인수를 위해 컨소시엄을 구성해 입찰에 참여했는데, 경영 정상화를 위해 과거 대주주 유상증자 참여 등을 통해 정당하게 받은 우선매수권에 대해 컨소시엄 구성을 허락하지 않는 것은 불공평한 처사라는 주장도 함께 펼치고 있다.

그러나 채권단 생각은 전혀 다르다. 이미 채권단은 제3자 양도 불가 방침을 내린 상황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채권단 관계자는 "지난 주 주주협의회에서 해당 요청 안건을 부의하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이미 앞서 채권단에서는 이 부분에 대해 불가 방침을 내린 상태이기 때문에 애초 논할 가치가 없는 부분이었다"라고 딱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박삼구 회장 측이 인수할 돈이 없어 이 같은 여론전을 펼치는 것으로 보이지만, 채권단의 양도 불가 방침의 번복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박삼구 회장은 앞서 재무적투자자(FI)를 통해 인수 자금 마련을 완료했다며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그간 FI의 존재가 명확히 드러나지 않으며 인수 자금을 마련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의견이 적지 않았다.

채권단이 이처럼 강하게 반대 입장을 펼치는 데도 이유가 있다. 기존 입장을 번복할 경우, 과거 경영 실패에 따른 워크아웃의 책임이 있는 박삼구 회장에게 특혜를 준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올 수 있어 박 회장의 요구를 받아들이려 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채권단은 이미 앞서 금호산업 매각과정에서 우선매수청구권을 줬다는 것으로 특혜 시비에 휘말린 바도 있다. 채권단이 방침 번복을 하지 않을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한편 채권단은 빠르면 13일 늦어도 14일에는 금호타이어 주식 6636만8844주(42.01%)를 더블스타에 9549억8100만원으로 매각하는 내용의 주식매매계약(SPA)에 최종 서명할 것으로 전해졌다.

채권단은 SPA 계약 체결 시점으로부터 3일 이내 박삼구 회장에게 우선매수청구권 행사 여부를 물을 예정이며, 박삼구 회장은 채권단 측의 의사 타진 후 30일 이내에 자금 조달 계획을 제출하고, 최종 인수를 위한 계약금 955억원을 내야한다.

이처럼 양측의 입장이 팽팽히 맞설 경우 결국 금호타이어는 중국업체인 더블스타에 넘어가게된다. 이 경우 최근 사드(THAAD) 문제로 우리나라에 압박을 가하고 있는 중국의 업체가 국내기업을 인수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인가 하는 논란이 제기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향후 결과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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